파업사태 이후 3년, 평택공장은 지금…

화염병·각목 아픈상처 사라졌지만 하루하루 회사 살리기 명운건 싸움 풀가동해도 생산량 부족 아이디어 공유로 해결책 모색 해고자 복직 등 난제 여전 분주함에 실린 남다른 책임감

“렉스턴W가 생산되는 3라인에 쌍용자동차의 명운이 달렸습니다. 자부심 못지않게 책임감이 큽니다.”

시커먼 연기와 화염, 각목과 곤봉 속에 전쟁터를 방불케 했던 쌍용차 평택공장. 그로부터 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평택공장에는 쌍용차의 어제와 오늘이 혼재돼 있었다. 코란도스포츠에 이어 렉스턴W까지, 신차가 쏟아지는 3라인이 쌍용차의 미래라면, 여전히 농성 중인 정문 앞 텐트촌은 쌍용차의 과거를 상징했다. 3년이란 시간은 많은 걸 바꿔놨다. 하지만 모든 걸 바꿔놓진 못했다.

앞을 향해 숨 가쁘게 달리면서도 동시에 과거의 상흔 역시 함께 극복해야 하는 쌍용차. 각목과 화염병은 사라졌지만, 평택공장은 여전히 전쟁 같은 치열함 속에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렉스턴W가 나오는 3라인은 ‘최전선(最前線)’을 담당하고 있다.

평택공장 정문에 들어서자 눈에 익은 공장 전경이 들어왔다. 3년 전 빨간 페인트로 공장 외벽에 써 있던 험난한 문구는 품질에 심혈을 기울이자는 문구가 대신했다.

3라인에 들어서자 코란도스포츠, 렉스턴W가 쉼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허인구 조립3팀 부장은 “올해 들어 100% 풀가동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생산량이 부족한 상태”라고 전했다. 교대제 없이 일요일만 뺀 주 6일 대부분을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근무해야 할 정도다. 이곳에선 코란도스포츠, 렉스턴W뿐 아니라 카이런, 액티언 등 4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혼류 생산되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변화보다 보이지 않는 변화가 더 크다는 게 쌍용차 일선 현장의 분위기이다. 현장직, 엔지니어, 임원 등이 서로 활발히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것도 새로 자리 잡은 쌍용차의 문화다.

‘코일스프링압축장비’가 대표적인 예다. 이 장비는 압력을 가해 승객이 승차했을 때의 조건을 가상으로 만들어주는 장비다. 무게도 90㎏에 육박하는데, 예전에는 직원 2명이 직접 손으로 이 장비를 들고 내려야 했다. 현장 직원 간에 이 장비를 개선하자는 아이디어를 내, 폐 실린더를 활용해 간단하게 스위치로 조작할 수 있는 장비를 사 측에 제안했다. 쌍용차 측은 “이 같은 아이디어가 현재 쌍용차 공장 곳곳에 반영돼 있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극복해야 할 과제는 생산과 판매뿐이 아니다. 3년 전 과거의 상처도 여전히 난제로 남아 있다. 3라인이 쉴 틈 없이 운영되고 있지만, 쌍용차 사측은 아직 2교대제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2교대제를 도입하면, 현 1교대제보다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게 되는데, 현 상황에선 2교대제 수준의 판매를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쌍용차 해고자 측에선 조금씩이라도 복직 문제를 이행해달라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문 앞 여전히 자리잡은 해고자 농성 텐트와 각종 현수막은 이런 쌍용차의 복잡한 현실을 보여주는 듯했다.

쉴 틈 없는 렉스턴W 생산현장, 그 분주함에 실린 무게와 책임감은 남달라 보였다. 회사의 명운, 그리고 아직 남아 있는 갈등을 해결할 원동력이 3라인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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