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병국 기자] 지난 14일, 오후 2시반께, 서울 강동구 길동지구대에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살인사건 수배용의자인 A(34) 씨와 비슷한 모습을 한 사람을 봤다는 것. 이 내용을 전해 들은 강동경찰서 형사과장은 용의자가 머물고 있는 곳으로 추정 되는 B모텔로 강력팀을 급파했다.
지구대원들은 모텔 밑에서 지키고 강력팀 형사들은 용의자가 있는 방을 덮쳤다. 도피생활로 지쳐 있던 용의자는 저항 없이 경찰에 붙잡혔다. A 씨의 도피행각은 사건이 발생한지 두달만에 막을 내렸다.
A씨는 지난 4월10일 전남 해남군 해남읍 자신의 소재 아파트에서 동거녀 C(43) 씨와 함께 술을 마시다 취해 먼저 잠이 들었다. 역시 술에 취한 동거녀 C 씨는 A 씨를 향해 “왜 먼저 잠을 자냐”며 흔들어 깨웠다. 화가난 A씨는 C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몸싸움까지 이어졌다. 급기야 A 씨가 C 씨의 목을 조르는 상황까지 갔으며 목이 졸린 C 씨는 쓰러진 후 일어나지 않았다. C 씨가 숨지자 A 씨는 C 씨를 바퀴가 달린 큰 가방에 넣고 동거녀 아파트를 빠져 나왔다. 이후 A 씨는 인근 산에 C 씨의 시신을 유기했다. A 씨는 다음날 집을 빠져나와 수원, 안산 등으로 도피를 시작했다. 죄책감에 시달린 A 씨는 지인 D씨를 만나 “내가 같이 사는 여자를 목졸라 죽이고 인근 산에 버렸다. 괴롭다”등의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인터넷 채팅으로 C 씨를 만나 지난 2010년부터 해남에서 동거를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C씨의 가족은 지난 4월9일 최종통화를 끝으로 연락이 되지 않자 6월초 해남경찰에 피해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C 씨의 아파트를 조사 하던 중 폐쇄회로(CC)TV 검색을 통해 A 씨가 큰 가방을 들고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살인 사건으로 판단, 수사를 시작했다. A 씨의 지인으로부터 A 씨가 살인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경찰은 체포영장을 발부, 지난 4일 전국에 공개수배를 내렸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지난 5일 전남 해남에서 동거녀를 살해한 혐의로 수배가 내려진 A(34) 씨를 검거했다고 16일 밝혔다.
강동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서울 강동구의 B 모텔에 숨어 지내다 13일 오후 3시께 수배전단지와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112신고를 받고 츨동한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 강동 경찰은 A씨를 해남경찰로 이송했다. 해남경찰은 A 씨의 자택 인근 산에서 동거녀 C 씨의 시신을 수습했다.
cook@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