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연예계의 성추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지난 5월 개그맨 유상무(36)의 성폭행 미수 혐의를 시작으로 한류스타 박유천(30)이 네 명의 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고, 가수 이주노(49)가 성추행, 배우 이민기(31), 이진욱(35)이 성폭행 혐의로 피소됐다.

지난 한 달간 연예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이 쏟아진 박유천 사태에 대해 경찰은 네 건의 피소건 모두 무혐의로 판단,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다만 고소 여성 4명 중 1명과의 성관계는 성매매로 규정, 박유천을 성매매와 사기 혐의로, 해당 여성은 성매매 혐의를 적용해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다른 고소 여성 2명은 무고 혐의를 적용했다. 박유천 측은 “사실과 다르다”며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유천 사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배우 이민기도 지난 2월 성폭행 혐의로 피소,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배우 이진욱은 지난 14일 30대 여성 A씨로부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A씨는 이달 12일 이진욱과 함께 저녁을 먹은 뒤 같은날 밤 이진욱이 자신의 집으로 찾아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진욱은 앞서 17일 오후 서울 수서경찰서에 출석, 11시간의 조사를 받은 뒤 귀가했다. 조사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진욱은 “얼굴이 알려졌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은 ‘무고’를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무고는 정말 큰 죄”라고 단호한 어조로 말하기도 했다.

불과 두 달 사이 연이어 터져나오는 스타들의 성추문에 업계에서도 충격이 큰 상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그러나 이미 비일비재했던 일이라며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남자 연예인들의 업소 출입이나 클럽 등에서 여성과 만나는 일 등이 최근의 일이 아니”라며 “워낙에 매체도 많고, 모바일 온라인 등으로 정보가 산재하다 보니 과거라면 알려지지 않았을 지도 모를 연예계 이면의 추문들이 실시간으로 노출되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의외의 인물들이 추문에 휘말리다 보니 업계에선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배우들이 다수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한 매니저는 “요즘엔 특별한 활동이 없는 데도 실시간 검색어에 특정 연예인의 이름이 오르내리면 ‘혹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라며 “워낙에 성추문이 많다 보니 소속 연예인에게도 무슨 일이 있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매니저들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박유천 사태를 계기로 업계에선 쉬쉬했던 남자 아이돌의 자유분방한 사생활이 노출될까 우려하기도 했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였다. 물론 대다수의 관계자들이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실제로 팬덤으로 먹고 사는 과거 아이돌그룹의 경우 시선을 피하기 위해 업소 출입 등이 빈번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아이돌 가수들의 경우 회사의 통제와 팬들의 시선 때문에 유흥업소에 끼리끼리 몰려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던 것이 사실이다”라며 “최근 소속사 아이돌에게 차라리 또래 걸그룹 친구들과 연애를 하라는 이야기도 한다. 남의 눈에 띄지 않으려 몰래 만나고, 유흥업소에 출입해오던 사례들이 너무 숱했고 그런 부분까지 통제하기가 어려웠던 부분들이 결국 곪아 성추문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성추문의 경우 혐의와는 별개로 오르내리는 것만으로도 이미지 타격이 크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음주운전, 도박 등 사건사고가 많은 연예계이지만 성추문은 이미지로 먹고 사는 연예인들에겐 치명적”이라는 데에 공감한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꼬리표로 남아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배우들의 경우 연기활동에도 제약을 받는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자는 “최근 인기를 모으고 종영한 드라마에 물망이 올랐던 남자배우는 과거 성추문으로 오랜 시간 활동을 하지 못했다 현재 영화와 케이블 드라마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지상파 드라마로는 아직도 복귀하지 못한 상황에서 해당 작품에 캐스팅하려 했는데 결국 무산됐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사의 경우 시청자들의 정서를 더욱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데다 사건 사고로 물의를 빚은 연예인의 출연에 더욱 엄격하기 때문이다. 특히 배우들의 경우 드라마를 끌고 가야 하는 입장에서 성추문은 멜로 연기로의 이입을 방해한다. 해당 작품은 불륜으로 시작했으나 한 남자의 순수하게 그려지는 사랑을 담은 작품이었다.

연이은 성추문은 결국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와 소속사의 관리 부실 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배우들이 소속된 기획사의 경우 아이돌 소속 기획사와는 달리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큰 자산이다. 해당 배우의 존재가 곧 기획사의 이름으로 이어지기에 수직적인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한다”라며 “특히 이름값이 높아질수록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일 뿐 아니라 그 틈을 타 도덕적 해이가 빈번하게 일고 있다”고 말했다. 소속사 차원의 통제를 뛰어넘은 스타들의 경우 결국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해법이라는 이야기도 이 때문에 나온다.

아이돌기획사의 경우 최근 박유천 사태를 계기로 철저한 인성교육, 행실교육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어린시절부터 연습생 생활을 하다 보니 학교에서 받아야 할 성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도 많다”라며 “성교육을 포함해 다양한 인성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터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많은 기획사에 소속 연예인 관리의 중요성을 부각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s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