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훈은 엉뚱했다. 잘생긴 외모와는 달리 예상치 못한 행동들과 말투로 함께 있는 사람을 놀라게 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여느 배우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걸어왔다. 지난 2006년 군 제대 후 복귀작으로 동성애 영화 ‘후회하지 않아’에 출연, 김남길과 파격적인 애정신을 펼쳤다. 모두가 그를 말렸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처럼 엉뚱하고, 자신만의 주관이 확고한 이영훈이 이번에는 영화 ‘저스트 프렌즈’로 돌아왔다. 그는 ‘저스트 프렌즈’에 출연하게 된 계기로 “감독님의 러브콜 때문이였다”고 당당히 답했다.

작품 속 분한 심재욱은 그의 실제 성격과는 정반대다. 심재욱은 찌질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을 하기까지 천 번을 망설이는 인물이다.

“제 실제 모습이요? 굉장히 멋있죠.(웃음) 평소에는 사람 만나는 걸 굉장히 좋아하고, 분위기도 띄우는 편이에요. 심재욱 캐릭터는 제 본래 모습과 전혀 일치하는 부분이 없어서 더 재미있었어요. 최대한 찌질해 보이기 위해 노력했죠.”

극중 심재욱의 찌질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심지어 얹혀 사는 친구의 눈치를 보느라 화장실에서 라면을 먹기도 한다. 그는 “재욱의 찌질한 면을 부각시키기 위해 감독님께 직접 제안한 애드리브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는 제가 제안을 많이 했어요. 라면을 먹다가 들고 도망가는 것부터 침대에 숨는 것, 돈 못내고 도망가는 장면 등이 있죠.”

이영훈(영화배우)
이영훈(영화배우)

그의 이런 노력 탓일까. 실제로 영화를 접한 관객들은 심재욱의 찌질한 모습과 더불어 현실성 있는 러브 스토리에 크게 공감했다. 특히 이영훈의 실감 나는 열연은 남성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대부분 여성 관객들보다 남성 관객들이 더 좋아해주시더라고요. 많이 공감도 해주시고요. 저야 감사할 뿐이죠. 아무래도 현실성 넘치는 재욱의 캐릭터에 크게 공감하시는 것 같아요. 저는 특히 (최)재환 커플이 공감이 가더라고요.”

영화가 청춘들의 로맨스를 그렸듯, 실제 배우들 역시 청춘스타들이다. 그는 “또래 배우들이기 때문에 촬영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극중 호흡을 맞춘 오연서를 대하기는 어려웠다고.

“여배우한테는 괜한 오해를 살까봐 쉽게 연락처를 못 물어보겠어요. 저 뿐만 아니라 감독님들도 그러신 분들이 많아요.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제는 가끔 안부도 묻고 지냅니다”

스물여덟 심재욱은 직장에 사랑까지 잃고 하루를 힘겹게 보내지만 은지(오연서 분)를 만나 따뜻한 ‘봄’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어느 덧 올해 서른을 넘긴 이영훈의 20대 시절은 어땠을까.

이영훈(영화배우)
이영훈(영화배우)

“제 20대 모습이요? 정말 젊었죠. 군 생활도 편하게 했고요. 연애도 많이 했고요.(웃음) 전역한 뒤에는 바로 ‘후회하지 않아’를 촬영했어요.”

그렇게 그는 이송희일 감독과 ‘굿 로맨스’에 이어 영화 ‘후회하지 않아’로 또 한번 호흡을 맞췄다. 그는 ‘굿 로맨스’에서 고등학생 신분으로 30대 주부와 러브라인을 선보여 파장을 일으켰다. 그런데 이 보다 한층 더 파격적인 ‘후회하지 않아’에 출연, 김남길과의 애정을 그려내 또 한번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에게 후회는 없었다.

“정말 모두가 뜯어 말렸죠. ‘너 잘하고 있는데 왜 이런 영화에 출연하느냐’는 반응도 있었고요. 하지만 저는 작품에 대한 확신이 섰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맡은 수민이의 정서가 저와 굉장히 잘 맞았어요.”

실제로 그는 이송희일 감독과 각별한 사이. 그는 감독에 대해 “아줌마 같다”며 껄껄 웃어댔다.

“굉장히 섬세하신 분이에요. 제 얼굴이 어떻게 하면 각도가 좋게 나오는지도 잘 아시고요. 함께 작품하면 편하죠.”

연기면 연기, 연애면 연애. 오직 자신에 대한 믿음 하나로 어떤 일이든 당당한 태도로 최선을 다하는 배우 이영훈. 오토바이 타는 것이 취미인 그는 최근 오토바이, 자동차 튜닝 숍을 운영 중이기도 하다.

“오토바이와 자동차를 튜닝하는 숍을 2주 전에 열었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기분이 좋아요. 인테리어도 제가 직접 했는데, 지나가던 사람들이 가게로 들어와서 촬영하고 가기도 합니다.(웃음)”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치고 느긋이 일어서는 그에게 향후 각오를 물었다.

“저는 작품을 고를 때마다 늘 새로운 캐릭터를 찾아요. 늘 제 팬, 또는 대중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좀 더 나이가 들면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어요. 그 때를 기다리면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그런 날이 오겠죠?”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사진 백성현 기자 sthay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