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2011년 10월 12일 경기도 시흥의 한 사우나. 잠을 자기 위해 누워 있던 동성애자 D(51)씨 곁에 C(34)씨가 누웠다. D씨는 C씨가 몸을 뒤척이며 자는 척 하다가 팔베개를 해주고 유혹해 오자 가슴을 만졌다. 그런데 갑자기 C씨가 일어나 “강제로 추행을 당했다”며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A(41)씨와 B(28)씨도 “옆에서 추행하는 것을 다 보았다”며 “경찰에 신고하라”고 거들었다. D씨는 겁을 먹고 합의금 명목으로 150만원을 건네줄 수밖에 없었다. 알고 보니 C씨는 A씨, B씨와 한 일당이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18일 A씨 등 3명을 공동공갈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2010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의 사우나를 돌며 이 같은 수법으로 29회에 걸쳐 1000여만원의 금품을 갈취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성애자들이 많이 모이는 사우나만 노렸다.
일당은 절도죄 등으로 구속 수감 중에 교도소에서 알게 된 사이로, 출소 후 이 같은 범행을 할 것을 공모했다. A씨는 과거 사우나에서 성추행을 당한 후 200만원의 합의금을 받아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삼았다. C씨가 나체 상태로 동성애자들을 유혹을 하면 B씨가 바람을 잡고 A씨가 합의를 유도하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들은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동성애자들이 자주 가는 사우나를 검색해 범행장소를 물색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와 B씨는 동성애자였지만, C씨는 동성애자가 아니었다. 하지만 범행을 거듭하면서 C씨는 점차 동성애를 동경하게 됐고 범행수법도 대답해졌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24일, 서울시 자양동의 한 사우나에서 C씨가 혼자 범행을 하다 덜미를 잡혔다. C씨는 평소와 같은 수법으로 술에 취한 E씨를 유혹하고 협박했는데 E씨가 위세에 눌려 도망쳤다. C씨는 이를 곧장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C씨가 과거 유사한 수법으로 여덟 차례에 걸쳐 강제추행 피해자로 처리된 사실이 있음을 확인하고 추궁해 일당을 잡을 수 있었다.
경찰은 여죄가 없는지 수사를 확대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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