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탈세와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가운데 하이마트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수합병(M&A) 시장도 이 점을 주목하고 있다.

17일 산업계에 따르면 선 회장의 비리가 드러날수록 매물로써 하이마트는 더욱 클린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 수사가 하이마트의 기업가치에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선 회장의 횡령ㆍ배임 총액(2590억원)은 크지만 대주주들이 2005년과 2008년 지분을 사고파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이득을 챙기거나 탈세한 혐의여서 하이마트의 재무제표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하이마트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가리기 위해 주권거래가 전날부터 정지됐다. 검찰은 같은날 1000억원대의 회사자금과 개인자산을 빼돌리고 역외 탈세를 한 혐의로 선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선 회장을 포함한 하이마트 경영진의 횡령금액 182억원ㆍ배임액 2408억원 등 총 2590억원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5개월에 걸쳐 하이마트는 탄생부터 성장, 매각, 상장 등에 이르는 전과정이 수사과정에 노출됐다”며 “역설적으로 기업 자체로는 더 없이 투명해진 과정이 됐다”고 주장했다. 인수대상 매물로써 매력은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서 제외될 경우 매각 작업은 가속도를 낼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상장폐지가 진행된다 해도 기업가치 훼손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만 상장폐지에 따른 소액주주들의 피해는 우려된다.

유진그룹 등 대주주 역시 하이마트 매각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 하이마트 매각작업은 이달 안으로 재개될 전망이다. 이 작업이 순조롭다면 다음달 하순 본입찰을 마무리짓고, 6월 말까지 주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유진그룹 측도 “상장폐지 심사와는 관계 없이 매각작업은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전 대우그룹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를 참고인으로 불러 대우그룹과 김우중 전 회장의 하이마트(옛 한국신용유통)의 차명주식 이동과정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00년 12월부터 차명주식이 선종구 회장에게 이동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freiheit@heraldm.com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