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최근 사드(THH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계기로 한ㆍ중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대(對)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대해 ‘무역보복’을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은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히는 가운데 ‘부메랑 효과’로 인해 중국이 쉽게 응징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공급사슬 속에서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독특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중국이 한국ㆍ일본ㆍ대만 등 동아시아 제조업 국가(NIEs)와 미국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 소비시장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다.
기본적으로 중국은 동아시아 3국에서 스마트폰, PC, 정밀기기 등 제조에 필요한 중간재와 자본재를 수입해 중국 내에서 완성품을 제조한다. 이후 이 제품을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 수출한다.
이 같은 구조상에서 중국의 품질 경쟁력이 개선될 수 있었던 데는 동아시아 3국의 질 좋은 중간재와 자본재를 적기에, 대규모로 조달한 게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한국ㆍ일본ㆍ대만의 대 중국 수출 중 중간재와 자본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 90%가 넘는다. 아울러 고기술 제품의 비중은 89.2%에 달한다.
결과적으로는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만든 제품의 수입이 어려워진다면 중국의 수출 역시 불가능해진다. 자승자박(自繩自縛)의 일명 ‘부메랑 효과’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근거로 들어 중국이 사드 배치를 이유로 지난 2000년 ‘마늘 파동’과 같은 대규모 무역보복을 단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앞서 2000년6월 정부는 국내 농가보호를 이유로 들어 중국산 얼린 마늘과 식초에 절인 마늘에 대해 315%의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은 일주일 뒤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에 대해 수입금지 조치를 내렸다. 당시 중국산 마늘의 수입 총액은 900만달러 수준이었지만, 중국이 수입을 금지한 수출품의 총액은 5억달러가 넘었다. 말 그대로 ‘응징’이다.
결국 정부가 비밀협상을 통해 중국 마늘 관세율을 예전 수준인 30%로 내린 후에야 휴대폰 수출이 재개됐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물론 중국 정책당국이 큰 손실을 감수하면서도 ‘무역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한국이 지난 1980년대 미국의 ‘반덤핑 관세 부과’ 때처럼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는 허약한 나라는 아니라는 것도 고려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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