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거장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의 흥미진진한 다큐멘터리 ‘마라도나!’에서 마거릿 대처는 실제 얼굴이 합성된 애니메이션으로 ‘출연’해 20세기 불세출의 축구스타 디에고 마라도나의 축구공으로 난타당해 목이 거듭 떨어지는 수모를 겪는다.
영국 여왕, 토니 블레어 전 총리, 로널드 레이건, 조지 부시 부자도 마라도나의 발끝을 피해가지 못한다. 영화 속에서나마 ‘철의 여인’보다는 마라도나의 ‘신의 발’이 더 강했다.
이 영화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핸드볼 반칙, 이른바 ‘신의 손’에 의한 골과 중앙선부터 공을 몰고 나가 수비수 몇 명을 제치고 넣은 ‘축구사상 최고의 골’로 잉글랜드를 무너뜨린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다. 보스니아 출신인 에밀 쿠스트리차 감독은 자신의 조국과 마찬가지로 세계의 변방이나 다름없는 아르헨티나가 1982년 포클랜드전에서 영국에 패한 후 마라도나에 의해 축구로 이루어진 ‘복수극’에 깊은 인상을 받아 영화를 기획했다. 이 영화에서 디에고 마라도나는 세계 축구사상 가장 위대한 스타일 뿐 아니라 반미, 반제국주의의 상징이며 남미 민중의 희망으로 그려진다.
‘철의 여인’에 앞서 스크린은 마거릿 대처보다 먼저 그녀가 낳고 버린 ‘불행한 탕아들’의 연대기에 더 자주 연민을 표했다. ‘빌리 엘리어트’에서 발레리노 빌리의 아버지와 형은 대처 집권기인 1980년대 파업 중인 탄광부들이었다. 발레에 재능을 보이는 빌리의 왕립발레단 입단과 뒷바라지를 위해 아버지는 동료들을 배신하고 작업장에 복귀하며 강성 노조원인 형은 시위에 적극적으로 나선다.
이언 맥그리거가 주연한 ‘브래스트 오프’에선 탄광 폐쇄로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이 밴드를 만든다. ‘풀 몬티’에선 직장에서 잘리고 가족들에게 내밀 낯이 없는 고개 숙인 남자들이 철강 노동자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 옷을 벗고 춤을 춘다. 하지만 춤과 노래로만 위안하기에 현실은 더 팍팍하고 위험했다.
‘디스 이즈 잉글랜드’의 주인공 소년은 아버지가 포클랜드전에서 전사했다. 아버지를 잃은 소년은 불량해 보이는 ‘동네형’들을 대신 믿고 따른다. ‘동네형’들은 맨 처음엔 그저 객기 어린 젊은이, 반항하는 청년실업자일 뿐이었지만 점차 이민족에 대한 증오감이 더해지며 극우 폭력집단화해 간다. ‘펑크족’이 ‘스킨헤드족’으로 변모해가는 것이다. 결국 영국 사회 전반에 불어닥친 애국주의, 보수주의의 물결에 휩쓸려 소년은 인종차별 범죄에 무심코 가담하게 된다.
이 모든 일의 배경이 대처의 시대, 11년간이었다. 위험한 장난은 ‘브이 포 벤데타’에서 대처리즘의 심장부를 겨냥한다. 가이 포크스라는 무정부주의 테러리스트가 ‘전체주의’로 상징된 대처리즘에 폭탄을 꽂는다. 영화의 배경은 2038년의 미래지만 원작이 된 앨런 무어의 만화는 1982년에 첫선을 보였으며 1990년대로 시간이 설정됐다. 원작만화는 “대처리즘에 대한 리액션”이라는 평을 얻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