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중 90% 이상 저축
악착같은 자활의지 눈길 액세서리 공장을 운영하다 협력업체의 잇단 부도로 파산, 가족과 헤어져 살다가 노숙자로 전락한 정 씨(54)가 노숙인 저축왕으로 선발됐다. 잘나가는 영어학원 강사를 하다 주식 투자로 전업해 재산을 탕진한 이 씨(45), 아버지 회사를 물려받았다가 저가 중국산 제품이 밀려들어 부도를 맞은 송 씨(53)도 오랜 노숙인 생활을 청산하고 서울시가 선정한 70명의 노숙인 저축왕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가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소득 대비 저축률이 가장 높은 70명을 올해의 저축왕으로 선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 70명은 작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 동안 총 4억6000만원을 벌어서 그중 절반 이상인 2억6000만원을 저축했다.
올해의 노숙인 저축왕들은 지난 8개월간 한 사람당 평균 656만원을 벌었고, 그 중 절반이 넘는 375만원을 저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상위 7명은 높은 자립 의지로 90%가 넘는 저축률을 기록했다고 시는 전했다.
저축왕이 되려면 6개월 이상 꾸준히 근로소득이 있어야 하고, 주택청약저축을 들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자활 의지는 필수요건.
2008년 부도 후 노숙생활을 했던 정 씨(54)는 “빚진 죄인으로는 못 산다”며 집수리와 도배 일을 해 저축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1500만원을 모았다. 주식에 손을 댔다가 가산을 탕진하고 아내와도 이혼하게 된 이 씨(45)는 “이 생활에서 벗어나려면 저축밖에 없다는 상담사의 말에 결심해 한 달 수입의 95%를 저축하고 있다”고 했다.
김수한 기자/sooha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