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안철수를 보는 정치권 3개의 시선

‘1500억 기부’이후 3차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이 복잡하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인사들은 “안 원장은 순수한 사람이다. (이번 기부를) 대권 등 정치적 의도로 해석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용섭 대변인도 “정치란 어렵고 힘든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며 안 원장을 극찬했다.

그럼에도 아쉬움이 적잖게 묻어났다. 이번 기부를 계기로 안 원장이 자신들의 손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 야권에서는 그동안 안 원장의 정치 참여를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하지만 야권통합 시기가 촉박해지면서 언제까지 안 원장에게만 목을 매고 있을 수는 없다는 분석이다. 안 원장의 참여를 더이상 기대할 수도 없을 뿐더러 그가 합류한다 해도 야권대통합이 아닌 ‘안철수 중심’ 통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더군다나 안 원장 참여만 바라보고 있다가는 설사 야권통합이 성사돼도 안 원장이 빠진, 앙꼬 빠진 껍데기로 평가절하될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복잡한 심사는 애써 태연한 척하지만 한나라당도 마찬가지. 일부 최고위원을 비롯해 몇몇 의원들이 “안철수의 기부를 배워야 한다”고 말했지만 공식 논평은 자제하는 상황이다. 바꿔 말하면 안 원장의 이번 기부에 ‘질끈 눈을 감은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반(反)한나라당 의사를 분명히 한 안 원장의 행보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더구나 안 원장이 정치권 밖에 존재하기 때문에 더 이상 왈가왈부하기도 애매하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잠재적 대항마인 안 원장의 주가가 계속 올라가는 추세가 반가울 리 없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은 전날 한 인터뷰에서 안 원장의 대선출마 가능성에 대해 “나서도 좋고 안 나서도 좋고 다 좋지만 제가 환영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겠는가”라며 일축하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박근혜 대세론을 흔들고 있는 반(反)박근혜 대권주자들은 안 원장의 정치권 등판과 견제구를 동시에 날리고 있다.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는 “안 원장이 정치권에 들어와야 한다”고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ㆍ미 FTA에 대해 안 교수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한다”고 했고 김 지사도 15일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안 원장의 배경을 보니 나보다 10배 이상 더 한나라당에 적합한 사람”이라면서 “당내에 친박계 세력이 실재하는 게 아니냐. 이래서는 당 쇄신을 할 수 없고, 안철수 원장 같은 분을 영입할 수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