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안팎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발효 3개월 내 재협상’ 카드에 대해 대체로 ‘미흡하다’는 반응이 나오자 청와대는 실망스러운표정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의례적ㆍ형식상 방문이 아닌 실질적인 설득과 설명을 위해 1시간 40여분간 여야 지도부를 만나 진정성을 갖고 FTA비준을 위한 진전된 제안을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온 반응은 정치적인 득실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다.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6일 “민주당은 지금 ISD재협상의 약속을 지금 받아오라고 하지만 이는 주권국가로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협정문 속에 비준을 하면 (미국측과) ISD재협상을 할 수 있는 구속력을 갖고 있다”며 “이런데도 미국측의 약속을 받아오라는 것은 FTA를 하지 않겠다는 것을 말로 포장한 것일 뿐, 못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결국 우리가 충분히 미국에 ISD재협상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대통령이 이를 보장한 마당에 추가적인 안전장치를 요구하는 것은 억지라는 설명이다.
특히 청와대는 재협상 문안이 협정문속에 있는 만큼 이를 믿고 FTA비준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맞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청와대 최금락 홍보수석은 15일 오후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 이후 브리핑을 통해 “우리가 요구하면 (미국은 의무적으로) 응하게 돼 있는 조항이 (협정문)에 있는데 미국에 (재협상을) 허락해달라고 하는 것은 주권국가로서 맞지 않는다”고 말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소개했었다.
청와대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16일 오전으로 예정돼 있는 민주당의 의원총회 결과를 지켜본 뒤 부정적인 결론이 나더라도 ‘끝까지 설득하겠’다’고 설명했다. 15일 이 대통령이 여야지도부에게 밝힌 대로 이번 FTA통과는 역사에 남을 일이고, 국가를 위해 필요한 것인 만큼 진정성을 갖고 마지막까지 설득하겠다는 것. 이 대통령도 “내가 나라 망치려는 것 아니지 않은가, 나라를 위해서 생각하고 민족과 역사에 어떻게 남을 지 부끄럽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외교부 관계자들은 사실상 지금 상황에서 ISD를 완전 폐지하겠다는 것은 FTA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대통령의주장대로 먼저 비준한 뒤 미국측과 협상을 통해 이를 일부 개정하는 방향이 맞다는 설명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칠레와 FTA를 맺은 이후 칠레도 우리에게 계속적으로 세부 사항 수정 요구를 해온다”며 “미국과의 FTA 역시 지속적인 세부 수정 사항을 논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