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없는 정치인, 이미지만 무성한 정치인, 출신 직역의 이익만 대변하는 정치인, 국익이 아니라 당리당략에 따라 폭력도 마다않는 정치인….

한국의 국회를 바라보며 정치인들의 자질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각 당에선 벌써부터 ‘물갈이’, ‘살생부’와 같은 험악한 말로 당내 중진 정치인들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며 새 인물 영입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벌써 유명 연예인 등 인지도 높은 인사들이 여권의 영입 물망에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역시 고식지계일 뿐, 각 정당은 방송 등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인물들을 영입해 전략공천 등의 이름으로 지역구에 뿌린 뒤 당선만 시키고 나몰라라 태도다. 정치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는 이들이 기성 정치에 물들며 몸싸움 폭력국회는 늘 반복된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일각에서는 올바른 정치철학과 국가관을 가진 책임있는 정치인들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정치 사관학교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한다. 일본의 마쓰시타정경숙, 미국의 케네디스쿨, 프랑스의 국립행정학교 등은 각자 성격은 다르지만 정치인 사관학교로 불리는 곳들이다.

일례로 일본의 마쓰시타정경숙은 대표적인 차세대 리더 양성기관이다. 마쓰시타 전기산업의 창업자인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제2의 메이지유신을 일으킬 젊은 정치인을 키우기 위해 1979년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노다 요시히코 현 일본 총리가 정경숙의 1기 숙생 출신이다.

하지만 이같은 차세대리더 교육기관이 구태한 일본 정치를 바꿨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든다. 각국의 교육기관도 최근에는 국내의 학연 문제와 마찬가지로 특정 학교 출신의 세력화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정치가 단순히 가르쳐서 잘 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정치인들의 문제 기저에는 유권자들의 잘못된 선택이 있다는 사실만은 확실해 보인다. “모든 게 유권자들의 의식 문제다. 해당 지역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는 인물들이 의식있는 민주적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을 때 정치개혁도 가능한 것”이라는게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율 교수(명지대)는 “민주적 유권자들도 특정 학교를 다녀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며 “최근 독일에서 유행하고 있는 ‘민주시민 교육’과 주제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이 되며 성숙한 유권자들 형성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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