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블레어 前총리 경고

고강도 경제개혁 난제 여전

유로존 앞날 여전히 불투명

유럽 재정위기의 뇌관인 그리스와 이탈리아 정국이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앞날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리스와 이탈리아에 새 정부가 곧 들어서지만, 고강도 경제개혁이란 난제를 마무리하기까지 갈 길이 멀다. 유럽 각국도 새 유로존 구성 문제로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유로존 3위 경제대국 이탈리아에 번진 채무위기가 유럽 경제의 한축을 맡고 있는 프랑스에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그치지 않고 있다.

블레어 ‘유로 붕괴는 대재앙’=재정위기국의 유로존 탈퇴 문제가 연일 논란이 되는 가운데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가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로존 붕괴는 대재앙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레어 전 총리는 “유로화나 유로존 붕괴 같은 일이 현실화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럽 각국은 이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유로존 내에서 강력한 재정연합 등을 포함한 각국 신뢰관계의 장기간 공조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로존 존속 문제를 두고 각국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네덜란드 정치권이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남유럽 국가들을 제외하고 북유럽 국가들만으로 새로운 유로존을 구성하는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 중이다. 네덜란드 내 극우민족주의 정당과 중도 우파 집권여당의 일부 인사들이 새로운 유로를 만들자고 주장해 논란이 가열됐다.

독일 정부도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또 로이터는 14일 유로 위기가 쉽사리 해결되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미국, 아시아 및 중남미가 장기전에 돌입했다고 분석했다.

佛 재정위기 다음 타깃?=이탈리아로 전이된 재정위기의 칼끝이 프랑스로 점차 향하는 분위기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지난 10일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실수로 강등했다가 곧바로 정정했다. 이후 프랑스는 독일과의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가 사상 최고로 벌어지면서 자금조달에 압박받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주 올 들어 두 번째로 긴축정책을 발표하며 재정적자 규모를 축소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시장 반응은 신통찮다.

프랑스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금융권이 위기의 정점에 있는 이탈리아 국채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는 것. 주요 4개 은행이 보유한 이탈리아 국채는 530억유로에 달해, 프랑스의 대(對)이탈리아 익스포저(위험노출)가 2600억유로를 넘는다. 이탈리아 위기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셈이다.

APEC 유로존 재정위기 방화벽 모색=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한 각국 지도자들은 13일(현지시간) 유럽 재정 위기 확산 방지책을 집중 논의했다.

APEC 정상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유럽 위기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공동 성명에는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를 우려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