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경제학자 새 총리 지명…긴축재정·경제성장·비효율적 관료조직 수술 등 해결 주목
재정위기의 수렁에 빠진 이탈리아가 개혁파 경제학자를 구원투수로 내세웠다. 이탈리아 정부는 13일(현지시간) 마리오 몬티(Mario Montiㆍ68) 보코니대 총장을 신임 총리로 지명했다. 이날 이탈리아 하원은 경제안정화 법안을 가결했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약속대로 사임했다. 몬티 총리 지명자는 지명 직후 과도내각 인선작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이탈리아는 한 고비를 넘겼다. 하지만 말 그대로 한 고비만 넘겼을 뿐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몬티 지명자가 헤쳐나가야 할 난제는 산적해 있다.
몬티 지명자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와 모든 면에서 상반된다. 이탈리아 북부라는 출신지만 같을 뿐이다. 경제학자와 정통 관료의 길을 걸어온 그의 경력은 전임자와 대척점에 서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으로 일할 때, 그는 미국의 거대기업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일렉트릭을 상대로 반독점 행위 조사를 주도했다. 이때 미국 정부와 대기업의 압력에 물러서지 않아, ‘슈퍼 마리오’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는 EU와 국제통화기금(IMF)에도 폭넓은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의 대외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몬티는 총리 지명 직후 “이탈리아는 재정위기를 극복한 후 더 강한 나라로 거듭날 것”이라며 “재정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극단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당장 내각 구성을 완료하고 상ㆍ하원의 신임투표를 통과한 후 새 정부를 공식 출범시켜야 한다. 몬티는 경제 개혁 작업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색이 옅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내각을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긴축재정과 경제성장 등 양립이 어려운 과제를 풀어야 한다. 당장 1조9000억유로(약 3000조원)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2013년 말까지 줄여야 한다. 균형재정 회복이라는 목표도 달성해야 한다. 실업률을 줄이고, 비대하고 비효율적인 관료조직도 대대적으로 수술해야 한다. 10년째 계속된 1% 미만의 저성장 기조도 반전시켜야 한다.
이탈리아 위기는 정치 리더십의 실종, 지도층의 부정부패, 취약한 산업경쟁력, 과도한 사회복지 등이 오랜기간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위기 극복이 단시간에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난제만 가득 떠안은 몬티 지명자. 경제개혁에 따른 국민들의 고통도 끌어안아야 할 그에게 묘안은 쉽지 않아 보인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