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비준을 위해 할 수 있는 그 어떤 일이라도 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다.”
‘여의도 정치’를 멀리해 온 이명박 대통령이 11일 국회를 전격 방문키로 한 것은, 비준안의 국회 표류가 장기화할 경우 FTA뿐 아니라 국정 운영 전반에 심대한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위기감이 작용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FTA 문제가 여야간 대치속에 정치권의 ‘블랙홀’이 되면서 국방개혁과 예산안을 포함한 다수 국정현안들이 발목이 잡힌 상태다.
특히 두 차례나 국회 본회의 통과 시기를 놓치면서 비준안 처리를 위한 동력이 점점 약화됨에 따라 세번째 처리 예정일로 잡은 오는 24일에도 통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된 상황이 이 대통령의 발걸음을 국회로 돌린 결정적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인 12일부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하와이 호놀룰루 방문 길에 오르는 이 대통령으로서는 시기가 늦어지면 국회를 설득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다.
또 한나라당 협상파들이 최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강력히 건의한 것도 이 대통령의 결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야 어쨌든 이 대통령의 정치권 직접 설득 행보는 적지 않은 정치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대통령이 직접 국회를 찾아가 의원들을 만나고 설득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FTA 필요성에 대한 여론 환기는 물론 명분을 쌓는 효과를 불러 일으켜 점점 약화돼 온 한미 FTA 비준 동력을 다시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통령과의 만남을 거부하고 있지만, 오히려 이런 판단이 정치적으로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의 진의와는 무관하게 국회를 직접 방문한 대통령과의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행태는 야당이 ‘반대를 위한 반대’ 에만 몰두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양춘병 기자@madamr123> ya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