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부부처 2015 회계연도 결산심사

국회 각 상임위원회가 소관 정부 부처의 2015 회계연도 결산심사 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의 부실 여신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기관이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조선ㆍ해운 업종의 부실이 본격화한 결과다. 최근 4년간 늘어난 부채도 총 113조 3000억 원(두 기관 합산)에 이른다. 현재 진행 중인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경우 대출 채권의 추가 부실화 등으로 국책은행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2015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합산 부채규모는 지난 2011년 말 233조 6000억원(산업은행 186조원ㆍ수출입은행 47조 6000억원)에서 2015년 말 346조 9000억원(산업은행 275조 5000억원ㆍ수출입은행 71조 4000억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특히 은행의 건전성 평가 지표인 ‘국제결제은행 기준 총자본비율(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지속해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BIS 자기자본비율의 하락은 추가적 손실이 발생할 경우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금융기관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발행 채권 금리 및 여신 공급 한도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우선 수출입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 2014년 말 10.50%에서 2015년 3월 말 10.30%, 2015년 6월 말 10.13%, 2015년 9월 말 9.44%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15년 12월 말 1조원의 현물출자를 감행, 수출입은행의 BIS 자기자본 비율을 10.04%까지 억지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예산정책처는 “수출입은행은 자금 유동성 문제 발생 가능성이 큰 조선ㆍ해운업 및 해외 건설 플랜트 수주 확대에 금융을 중점적으로 지원해왔다”며 “추가적인 자기자본 확충 또는 위험가중자산 축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수출입은행 대출채권의 25.8%, 보증잔액의 34.6%는 부실 조선ㆍ해운 업종에 집중(2015년 말 잔액기준)된 상태다.

산업은행은 BIS 자기자본비율이 2015년 말 기준 14.16%로 그나마 안정적이지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은행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을 의미)이 너무 높은 것이 문제다.

산업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68%로 일반 상업금융기관(1.14%)의 5배를 웃돈다. 보증잔액도 부실 조선ㆍ해운 업종에 63.0%나 편중됐다. 두 기관에 사실상 ‘돌려받지 못할 빚’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이다.

여건도 녹록치 않다. 예컨대 산업은행이 최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10월 4조2000억원 규모의 경영정상화 자금을 지원받았지만, 2016년 6월 현재 단 한 건의 수주 실적만을 올리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정책처는 “대우조선해양과 한진해운 등의 부실이 드러나자 2015년 11월 정부는 대규모 해외건설ㆍ조선업 프로젝트에 대한 수익성 평가 실시 의무화를 발표했다”며 “이는 조선ㆍ해운 업종의 여신 부실화 이전에는 국책은행의 자체 수익성 평가가 취약했다는 점을 반증한다. 금융지원 의사결정단계와 주체를 구체화하고, 의사결정 주체가 관리 및 감독 책임을 다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