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레미콘과 타일, 목재 등을 납품받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린 건설사 직원들과 불량 자재를 납품한 업체 직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는 6일 레미콘 납품 업체에 가짜 납품송장을 요구한 뒤 가짜 송장을 근거로 자신의 회사에서 납품업체에 지급한 돈을 가로채 온 혐의(배임수재 등)로 모 건설사 대리 김(49세)모씨 등 18개 건설사 현장 직원 50명을 입건했다.

경찰은 또 이들 건설사에 가짜 납품 송장을 발부하거나 불량 레미콘을 납품한 레미콘 업체 6곳 등 8개 납품 업체 직원 31명도 함께 입건했다.

이번 사건은 건설업계에 만연한 납품비리를 경찰이 집중 수사하면서 실체가 드러났다.

모 건설사 관리과장으로 있는 김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회사가 시행중인 부산 북구의 아파트 건설공사를 관리하면서 레미콘 납품 업체 3곳으로부터 모두 28차례에 걸쳐 1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김씨는 시행과 건설사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 이들 레미콘 납품 업체에 가짜 납품 송장을 요구한 뒤 가짜 송장에 근거해 자신의 회사에서 납품업체에 대금이 지급되면 이 대금을 곧바로 건네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레미콘 납품 비리에 대한 집중단속을 벌여 김씨와 같은 수법으로 돈을 챙긴 부산, 경남지역 18개 건설사 관계자 50명을 입건했다. 적발된 건설사 직원들이 챙긴 돈은 2009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236차례에 걸쳐 모두 8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또 가짜 납품 송장을 발부한 6개 업체 가운데 모 레미콘 김모(48) 이사 등 3개사 관계자 16명에 대해서는 불량 레미콘을 납품하거나 용량을 속인 혐의(건설기술관리법 위반)로 추가로 입건했다.

3개 레미콘 납품 업체는 같은 기간 부산과 경남지역 아파트 건설현장 수십여곳에 제조시간이 지났거나, 용량을 속인 레미콘을 221차례 공급해 1억4천5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3개 업체는 레미콘이 제조된 뒤 2시간 안에 타설해야 하는데도 시간을 지키지 않거나 재배합해 다른 공사 현장에 타설하는 경우가 많았고, 레미콘 1대(6루베)당 0.5루베씩 용량을 줄여 공급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드러났다.

한편, 경찰은 불량 레이콘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된 아파트에 대해서는 공인기관에 건물구조 안전도 검사를 실시하도록 조치했다.

<윤정희 기자 @cgnhee>cgnh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