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등 음식물 강제로 먹여
軍 자체조사보다 더 심각 지난 7월 발생한 해병대 2사단 총기 사고와 관련해 다른 소대원들이 피의자들에게 가한 구타ㆍ악습의 실상이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결과 드러났다. 군 자체조사 결과보다 훨씬 심각했다.
인권위의 조사에 따르면 가해자 중 한 사람은 이번 사고를 유발한 A 상병의 뒷볼을 깨물거나, 팔꿈치로 허벅지를 5~7초간 누르고, 생일 파티 시 남은 과자를 후임병들에게 억지로 다 먹이기도 했다.
또한 그는 A 상병의 손등에 담뱃불을 갖다 대 데게 만드는가 하면 지난 5월에는 생활관 내에서 머리박기를 시키고, 6월에는 흡연실에서 방향제에 불을 붙여 A 상병의 사타구니를 향해 3~4회 분사하기까지 했다.
그는 또 A 상병과 공모한 B 이병도 괴롭혔다. 먹다 남은 과자와 컵라면 4개를 두 명에게 나눠먹게 시키는가 하면, 담배로 손목을 지지는가 하면, 6월 해안가 초소 근무 중에는 머리박기를 시킨 후 바다에 뛰어들도록 지시했다. 또한 5~6월께는 생활관에서 B 이병의 입술을 손으로 밀어 입안에 밀어넣는가 하면 방향제에 불을 붙여 사타구니를 향해 분사했다. 또 다른 가해자 역시 6월 중순과 말께 상황실에서 B 이병 등 후임들의 목에 안티프라민을 바른 후 5분간 씻지 못하게 하거나 눕혀놓고 가슴에 올라타 주먹으로 가슴을 10~20회 때린 사실도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해병대 내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악습이 사건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구타ㆍ가혹행위 관련 가해자 5명과 지휘책임자 6명에 대한 징계처분을 권고했다고 6일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꼽은 악습 및 구타행위로는 선임병들이 후임병들에게 ▷많은 양의 과자 또는 빵 등을 강제로 먹게 하는 ‘PX빵’ ▷가슴 위에 올라타 주먹으로 폭행하는 ‘엽문’ ▷팔꿈치로 허벅지 누르고 아파도 참게 하는 ‘악기테스트’ ▷다리에 테이프 붙여 체모 뽑기 ▷담뱃불을 손바닥이나 손등에 갖다 대 데게 하거나 뺨을 때리는 등 상습적 구타 ▷방향제에 불 붙여 옷 입은 성기 위에 분사 ▷비타민 5~10알 강제로 먹이기 ▷입술누르기 ▷안티프라민 바르고 씻지 못하게 하기 등으로 다양한 방법의 가혹행위가 관행적으로 지속돼 왔다.
김재현 기자/madpe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