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전방위 압박으로 벼랑 끝으로 내몰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겉으로는 항전을 다짐하면도 퇴진조건을 두고 물밑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는 17일(현지시간) 국영 TV에 방송된 육성 연설을 통해 자신을 몰아내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연합군을 패퇴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카다피는 “그들이 수백만 명의 무장한 국민을 상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연합군은 패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수도 트리폴리에서는 카다피 지지자들 다수가 사복경찰과 군인들의 보호 속에 카다피를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카다피가 겉으로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물밑에서는 퇴진 협상을 벌인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외신에 따르면 바그다디 알 마흐무드 리비아 총리는 17일 카다피 정권이 반군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문은 열려 있고 모든 당사자들과 접촉하고 있다”면서 “이집트와 프랑스, 노르웨이, 튀니지에서 회의가 개최된 것이 확실하며 반군 측 대표의 이름도 거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를 방문 중인 러시아 대통령 특사인 미하일 마르겔로프도 리비아 정부와 반군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 협상이 진행 중이란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날도 나토군의 공습과 카다피 친위부대의 반군에 대한 공격은 멈추지 않았다. 나토군은 트리폴리를 공습했으며, 카다피군도 반군이 통제하는 미스라타 지역에 포격을 가해 여성을 포함해 10명이 숨지고 최소 30명이 다쳤다고 현지 병원 측이 밝혔다.
특히 나토는 18일 성명을 발표, 카다피 군이 국민들을 조직적이고 잔혹하게 공격하고 있다면서 사원과 공원을 ‘군사작전용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토의 성명은 바그다디 알-마흐무드 리비아 총리가 전날 기자회견을 열어 “나토 연합군이 최근 수일간 의도적으로 호텔과 대학 등 민간 건물들을 목표로 삼는 등 전쟁 및 반인도주의 범죄를 자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하는 것이다.
한편 미국은 카다피 군의 무기가 테러단체에 흘러들어갈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100만달러(11억원)를 들여 유럽의 2개 전문팀을 고용해 무기 제거 작업에 착수했다. 미국 국무부는 영국과 스위스의 무기제거 전문팀을 파견해 대공 미사일을 비롯한 무기를 수색해 제거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