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민영휘가 첩에게 매매 형식으로 재산을 넘겼더라도 이는 국가 귀속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서태환)는 민영휘의 후손 19명이 “충북 청주시 상당구 일대 959㎡(약 290평)의 땅은 친일재산이 아니니 돌려 달라”며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친일재산 국가귀속 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민영휘는 한일병합에 협력한 공로로 일제로부터 작위를 받은 친일반민족행위자”라며 “민영휘가 첩인 안모 씨에게 매매를 통해 재산을 넘겼더라도 매매 당시 같은 집에서 생활한 점을 고려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재산 분배를 위한 증여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문제가 된 청주 일대 땅은 민영휘의 첩인 안 씨가 1930년 12월 매매를 통해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친 뒤, 36년 그가 사망하면서 민영휘의 후손이 공동 상속받았다. 첩으로 입적된 안 씨는 민영휘와 50년 동안 함께 살며 아들 3명을 낳았다. 지난해 6월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회는 이 부동산이 민영휘가 증여한 재산으로 인정된다며, 국가귀속 결정했고, 이에 불복한 민영휘의 후손은 소송을 냈다. 민영휘는 일제 당시 황국신민화 교육을 추진한 조선총독부 자문기구 간부 등으로 활동하면서 자작 작위를 수여받은 대표적인 친일파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