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미래 성장성 부풀리고
각종 테마편승 투자자 현혹
지난해 상장폐지 기업 11곳
‘우회상장(Backdoor Listing)’이 뭇매를 맞고 있다.
우회상장한 뒤 자본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돈을 빨아들인 뒤 소위 ‘먹튀’하는 기업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뒷문으로 입성해 슬쩍 투자자들 돈을 챙겨 뒷문으로 사라지는 모습이다.
특히 상장 요건에도 맞지 않는 기업이 각종 테마에 편승해 터무니없는 실적 전망으로 투자자들을 현혹시키는 사례가 많아 더욱 문제다.
최근 3개년도 동안 우회상장을 통해 자본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폐지(상폐)되고 있기도 하다.
29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우회상장한 기업 가운데 상폐된 기업은 지난 2009년 8개 기업에서 2010년에는 11개로 늘어났다. 2010년에는 시가총액 4000억원이던 우회상장 업체 네오세미테크가 순식간에 상폐돼 충격을 줬다. 올해는 유니텍전자, 뉴젠아이씨티, 한와이어리스, BRN사이언스, 지노시스템, 나이스메탈, 금성테크 등 7개 기업이 상폐 위험에 있다.
지난 2006년 6월 우회상장제도가 도입된 후 150개 기업이 우회상장해 지난 3년간 약 17%가 상폐됐다.
금액으로 치면 천문학적인 자본이 자본시장에서 증발돼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갉아먹었다.
여기에 우회상장했던 CT&T, 아이디엔, 포인트아이, 더체인지, 아이스테이션 등은 관리 종목에 빠져 있다.
특히 우회상장 종목은 비상장 기업일 때 감당하기 어려운 자본을 끌어 쓴 뒤 우회상장을 통해 시장에 입성해 그동안 부실을 털어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우회상장 기업 대부분이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빚더미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명화네트를 통해 우회상장했던 네오퍼플의 경우 우회상장 당시 3000원대 주가에서 잔뜩 발행해놓은 저가 BW 물량이 시장에 쏟아지면서 주가가 하락해 현재 주가는 우회상장 때에 비해 10분의 1 수준인 400원대로 전락했다.
또 우회상장 종목들은 우회상장 초기 각종 실적이나 미래 성장성 등을 부풀리고, 우회상장 당시 뜨고 있는 각종 테마에 편승해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을 앗아가고 있다.
지난 2년 새 상폐된 디에스피는 엔터테인먼트, 코아정보는 나노, 포넷은 자원 개발, 엑스로드는 위치 기반 서비스, 샤인시스템은 3D 테마 등 당시 최고로 뜨는 테마주에 편승해 투자자들을 현혹했다.
매년 3월 우회상장을 통해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감사 의견 거절, 전ㆍ현직 대표이사 배임 및 횡령, 분식회계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