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등 9개성 작년 10월이후 강수량 ‘0’…식료품 공급난에 소비자물가 폭등 가능성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최근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신장(新疆), 구이저우(貴州), 장시(江西), 후난(湖南) 지역이 ‘천년극한(千年極寒)’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이상한파와 폭설에 시달리더니 이제 베이징(北京), 허베이(河北) 등 9개 성·시가 겨울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24일 신화통신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지난 21~22일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는 허난(河南)성의 허비(鶴壁)시와 안양(安陽)시 등을 방문해 가뭄상황을 살펴보고 가뭄 퇴치 방안을 지도·독려했다고 보도했다. 원 총리는 허비 시에서 지역 농민, 당 간부 등과 업무좌담회를 열고 수리시설 개선과 작물생산 보호 등 가뭄대책을 논의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원 총리가 현장을 찾아간 것은 현재 베이징, 허난, 산둥(山東), 산시(山西), 허베이, 장쑤(江蘇), 안후이(安徽)성 지역이 심각한 겨울 가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경우 아직까지 첫 눈 소식이 없다. 24일 중궈신원(中國新聞)은 올 겨울 들어 베이징에 사실상 눈이 한 번도 내리지 않아 30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29일 눈발이 날리기는 했으나 눈으로 기록되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었으며, 작년 10월 23~24일 내린 7.3㎜의 비가 마지막 강수 기록이었다.
베이징의 겨울은 강수량이 적은 것이 정상이나 올 겨울 강수량은 전년의 2%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 같은 심각한 겨울 가뭄으로 내년 봄 보리 수확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중궈신원은 순이(順義), 퉁저우(通州) 등 베이징 인근 보리 재배 지역에서 보리싹이 말라죽어가고 있어 봄철 보리 작황이 크게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당국은 가뭄, 한파, 폭설 등으로 올해 농산물 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고 가격 감시 등 가격 안정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원 총리는 지난 18일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올해 1분기 식품을 포함한 생필품 가격안정과 주택가격 상승 억제를 위해 정부의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는 농작물 등 식료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가 6%대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