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이 정부의 지시에 따라 일방적으로 인력을 감축했다면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팀장급으로 근무하던 이모(51)씨가 ‘회사의 경영 효율화 과정에서 부당하게 정리해고 됐다’며 공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재판부는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의 목적이 경영효율성을 개선하는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인원감축 이외에 다른 방법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지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정부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공기업의 특수성만을 들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연평균 1500억원에 이르는 당기순이익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전반적인 경영상태가 위기에 처했다고 볼 수 없어 보이며, 이씨의 직권면직 등 인원감축 조치를 해야할만큼 장래에 경영상 위기가 도래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직권면직 이후 지급받지 못한 16개월간의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인 1억2000여만원을 이씨에게 지급하도록 했다.
정부는 2008년 초부터 공공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3차에 걸쳐 108개 공공기관의 통·폐합을 내용으로 하는 ‘공공기관 선진화’를 추진하며 인천국제공항공사에 직원 감축 등의 대책을 요구했고 공사는 총 944명이던 정원에서 102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이씨는 직제개편에 따른 인사 시행 과정에서 직권면직되자 ‘정당한 사유없이 사실상 정리해고를 당했다’며 2009년 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씨에 대한 직권면직은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정당성이 없다”며 원고 승소 판결한 바 있다.
권도경 기자@kongaaaaa kong@herald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