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사이버 보안에 있어 양날의 검과 같다. 보안 시스템 강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사이버 공격을 더 정교하고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AI를 이용한 보안 시스템은 신속한 데이터 분석과 실시간 이상 징후 감지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예방할 수도 있지만, AI 기술이 사이버 범죄자들에 의해 활용되면 기존 보안체계를 무력화할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AI를 활용한 피싱 및 국가기반체계 공격, AI 기반 악성코드와 랜섬웨어, 자율시스템에 대한 해킹 위협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제 사이버안보는 좁은 의미의 해킹과 사이버 공격을 넘어서 데이터 안보와 국가 간 통상마찰의 쟁점이 되었으며, 정보심리전 수행과 무인 무기체계 개발과도 연계되는 넓은 의미의 신흥기술 안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최근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미중 경쟁의 외교안보 이슈로 자리매김하였으며, 신흥안보 위협은 단순한 기술과 산업,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동맹과 연대, 그리고 가치와 규범의 문제까지도 포괄하는 미래 국가전략의 아이템이 되었다.
사이버, AI 등 신기술 간 상호연계성 심화로 우리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에서 몇 가지 전략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AI에 대한 신뢰 확보’가 AI의 사회적·산업적 수용과 발전의 전제요소임을 인식하고, 신뢰가능한 AI 구현을 정책화하고 국제사회와 적극적으로 공조해야 한다. 이를 위해 명확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산·학·연이 신뢰가능한 AI 기술 연구를 집중 추진해 나가면서 전 사회적으로 AI 윤리 교육에 노력해야 한다. 둘째, 사이버 공격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AI를 활용한 보안 시스템 개발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예를 들어 AI가 자가 네트워크 트래픽을 분석하여 비정상적인 활동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즉각적인 차단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관련 전문인력 양성이 필수적이다. 정부는 사이버 보안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AI 보안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시행해야 하며, 최신 AI 기술과 보안 위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실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넷째, 정부는 AI와 관련된 사이버 보안 규제를 강화하여 기술 발전과 함께 증가하는 보안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 AI기술을 활용하는 정부기관 및 기업들에게 보안 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여 국제안보 공조 차원에서 사이버 보안 수준을 높여나가야 급증하는 신흥안보 위협에 적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달 8일 외교부와 KAIST가 공동 개최한 ‘세계신안보포럼 라운드테이블’은 신흥안보 이슈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자리였다고 평가한다. 기술적 전문성과 현장 경험을 갖춘 민간의 역할이 신흥안보 강화에 필수적인 만큼, 정부, 학계, 민간 전문가 간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민관 협력을 시현한 것은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정부와 민간이 긴밀한 협력하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 제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다가오는 12월 5일, 외교부는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이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초래하는 안보환경의 변화에 초점을 맞추어 2024 세계신안보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국내외 정부 인사뿐만 아니라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CSIS, GFCE 등 글로벌 기업, 싱크탱크, 국제기구 전문가가 모여 신기술 문제에 대해 다각적인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신안보포럼이 전문가 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장이 되길 바라며, 국제적 공조 속에서 국가안보와 우리의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하는 비전이 실현되길 기대한다.
양병희 KAIST 미래국방AI특화 연구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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