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급적용 없어도 분양권 전매 증가…하반기 재건축 단지 대상
-보증 횟수 제한 수요 둔화…자체조달 안될땐 부채비율 늘수도
-브렉시트로 인한 경기침체 속 수도권ㆍ지방 양극화에 악영향
-유예기간 없이 바로 시행…전ㆍ월세 시장 부정적 전망도 고개
[헤럴드경제=한지숙ㆍ정찬수 기자] 전문가들은 분양시장 안정화가 골자인 분양보증ㆍ중도금 대출보증 제도 개선을 ‘신규분양판 DTI(총부채상환비율)’로 요약했다.
강남 재건축 열기에 따른 고분양가 논란을 잠재우는 데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급격하게 냉각중인 지방 분양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 우려가 교차했다.
▶타깃은 강남…고분양가 잠재울까=강남발 재건축 과열 양상이 분양시장에 혼란을 야기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었다. 매매수요가 이탈하고 관망세가 늘면 결국 화살은 주택시장으로 되돌아온다는 분석이 그 배경이다.
전문가들은 중도금 대출보증 제도 개선의 타깃을 ‘강남’으로 지목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강남 재건축발 고분양가에 제동을 걸어 투기자본 유입을 차단하려는 전략이 엿보인다”며 “다만 제도 시행으로 계약률과 청약률은 다소 낮아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분양가 인하는 건설사와 수요자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분양률 하락이 선제조건이다.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고 미분양이 늘게 되면 분양가는 자연스레 낮아진다. 하지만 수도권 분양시장은 이미 제동력을 상실한 상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번 규제의 성공여부는 강남권 재건축 단지의 고분양가 논란의 종식 또는 감쇄”라면서 “무엇보다 실수요자들이 내용을 정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시장 위축세가 강남 외 지역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제도 시행후 분양권 전매는 늘어날 전망이다. 하반기 예정된 신반포한신5차와 한신18차ㆍ24차 등 재건축 단지가 대상으로 꼽힌다. 박원갑 위원은 “기존 단지에 소급 적용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시장 분위기가 나쁘게 흐른다면 전매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유예기간이 없이 바로 시행되면 가수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분양권을 가진 이들의 소유분이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강남 재건축 시장의 특성상 제도의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재언 미래에셋대우증권 부동산팀장은 “실제 재건축 단지를 뜯어보면 일반분양분이 적고, 대출의 질적 측면은 좋은 편”이라며 “일부 수요 감소가 예상되지만, 소수 상위집단이 형성하는 특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방엔 불똥…시장위축 우려 고개=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개선이 지방 주택시장 회복의 기대심리마저 꺾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충격은 투자자보다 실수요자에 크게 다가올 것으로 예측된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기세력은 단타 차익 실현이 본질이기 때문에 대출보증 한도나 보증횟수 제한이 크게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고분양가 논란이 진행중인 부산은 물론 경쟁률이 높았던 혁신도시까지 부정적인 영향의 가시권”이라고 분석했다.
분양시장은 ‘기(起)-승(承)-전(轉)-중소형’이 될 공산이 크다. 매매수요가 둔화되면서 보증한도 범위 내에서 관심이 머물 가능성이 커져서다. 신용보증 여력이 소진돼 한도를 늘리기 힘든 중소건설사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박원갑 위원은 “9억 이상 주택의 중도금 대출은 건설사 능력에 따라 자체조달하면 되지만, 제동이 걸릴 경우 부채비율이 올라 조합간 의견대립이 발생할 수 있다”며 “분양가격 보증대상에 따라 강남 중소형은 물론 수도권 중대형 물량이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합수 위원은 강남권 실수요자, 중소건설사, 비우량 단지를 피해대상으로 지목하며, 대형건설사와 우량단지가 반사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박 위원은 “조합과 시행사는 결국 대형건설사를 쫓는 양상으로, 대형건설사는 사업지를 가려 추진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사업 지연은 공급 위축을 부르고, 이후 가격상승으로 인한 전세난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전ㆍ월세시장 악순환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도 고개를 든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브렉시트 영향으로 인한 경기 침체와 지방 주택시장 위축세에 제도를 추진한다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이라며 “서울 일부 지역 과열을 식히기 위해 뿌린 찬물이 지방 주택시장 불씨마저 꺼트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실수요자를 위한 추가 대책 필요성도 제기된다. 당국의 월세대출 활성화는 이르면 8월께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월세에 그치지 않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이남수 팀장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시그널을 보내는 것으로 부족하다면 분양가 상한제 도입도 면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일 팀장은 상한제에 대해 “주택시장 활성화에 정치적인 의사결정이 필요한 대목이므로 실수요자를 위한 별도 대책으로 연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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