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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형간염 공포] “비싼 예방접종 비용 때문에”…항체없는 2030의 ‘대이동’
-‘A형간염’ 공포 속 2030 젊은세대, 예방접종 받고 싶지만 비용문제에 ‘끙끙’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A 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ㆍ박자연 인턴기자]#. ‘A 형 간염 예방 접종, OO병원가면 한 사람 당 4만5000원밖에 안한대요.’

취업준비생 김모(27) 씨는 온라인에서 ‘A형간염’을 검색하다 1회 평균 7~8만원 수준인 A 형간염 예방접종 비용보다 40%가량 저렴한 금액으로 해준다는 병원을 발견했다. 송파구에 사는 김 씨의 집에서 OO병원까지는 편도만 자그마치 1시간 30분 거리. 하지만 김 씨는 예방접종을 위해 OO병원으로 향해야만 했다. 예방접종 비용이 그에겐 크게 부담됐기 때문이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A형 간염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2030 젊은 세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A 형 간염은 감염성이 높은 질병인데, 예방접종에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서다. 2030 젊은 세대의 A 형 간염 항체보유율은 채 30%에 미치지 못한다. 중앙ㆍ지방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까지 집계된 A형 간염 신고건수는 전국적으로 3597건에 달했다. 전년 동기대비 1067건(237%) 증가한 수치다.

환자 상당수는 20~30대 젊은세대였다. 30대 환자는 1346명(37.4%), 20대는 485명 (13.5%)으로 20~30대 계층이 전체의 50.9%를 차지했다. 전체 환자의 절반이 넘는다.

2030 젊은 세대는 A형간염 항체보유 비율이 다른 세대와 비교했을 때 확연히 떨어진다. 지난 2015년 발표된 연령별 A형 간염 방어 항체보유율에 따르면 30대 계층은 약 30%, 20대는 약 12%만이 항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조사에서 50~70대 계층은 방어 항체보유율이 99%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40대는 80%였다. 이들 세대는 어린시절 A 형 자연감염으로 항체가 형성된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A 형 간염 예방접종이 권장됐고, 10대나 영유아 상당수는 무료로 사전예방접종을 받았다. 하지만 자연감염과 예방접종 모두를 빗겨간 2030 세대는 ’항체 사각지대‘에 놓이게 됐다.

전문가들은 이에 젊은 세대에 예방접종을 권유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A형 간염은 통상 봄과 여름 사이에 나들이객이 늘어나면서 발병율이 높아진다”면서 “예방접종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발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항체가 없는 대부분의 30대는 예방접종에 신경을 쓰고, 40대 이상도 항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질병관리본부도 “면역력이 없는 계층은 A형간염 예방을 위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A형간염 예방접종을 받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예방접종 비용이 지나치게 비싸다. 예방접종을 2차례 받아야만 항체가 생기는데 A 형간염 예방접종 비용이 한 번에 평균 7~8만원 수준으로 고가다. 두 차례 예방 접종을 받으면 최소 15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N포세대라 불리는 최근 젊은층에겐 부담되는 금액이다.

국방부가 2015년부터 입소장병을 대상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고 있고 인천광역시와 서울 동대문구 등 일부 지자체가 접종 비용을 대고 있지만, 상당수 2030 세대는 국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중론이다.

직장인 김모(30) 씨는 “어릴 때부터 수차례 접종을 받았는데 항체가 안 생겨 이번에 맞으려고 하니까 너무 비싸서 엄두도 못냈다”고 하소연했다. 충북 청주 거주 직장인 조모(26) 씨도 “요즘 하도 난리라 예방 접종을 하려고 했는데 비용이 부담이 돼 미루고 있다”고 털어놨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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