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탐색] ‘한복체험 열풍’은 좋은데…일본 의상 ‘하카마’ 스타일?
-허리리본 강조ㆍ상의넣어입는 디자인, 일본 하카마와 ‘비슷’
-10명 중 8명 “한복 아니예요?”…‘무분별한 변형은 지양해야’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 “이게 일본 전통 옷과 비슷하다고요? 전혀 몰랐어요. 그냥 예쁜 한복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난 22일 오후 인사동거리. 기자는 지나가는 10여명의 시민들에게 두 가지 사진을 보여주고 어떤 게 우리 옷 같으냐고 물었다. 하나는 일반적인 한복이었고 하나는 일본 전통의상인 ‘하카마’와 유사한 개량한복이었다. 10명 중 8명은 “모두 우리 한복”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요즘 경복궁 근처에서 많이 보이는 디자인”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일본 전통의상의 ‘하카마’와 이와 비슷한 개량한복의 사진을 비교하며 보여주자, 사람들은 “너무 비슷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전통의상인 하카마.

서울 영등포구에 사는 김 모(21)씨는 ”얼핏보면 구분이 안간다“며 ”일본 의상의 허리 부분을 강조하는 것과 저고리를 넣어입는 부분이 매우 유사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복체험을 하기 위해 개량한복을 입고 있던 이연주(24)씨는 입고있던 한복을 살피며 옆에 있는 친구에게 “내 옷도 일본 스타일로 보이냐”고 연신 물었다. 그는 “우리 전통 옷의 아름다움을 직접 느껴보고 싶어서 한복체험을 했는데 일본 스타일이 숨어있는 줄은 전혀 몰랐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경복궁과 인사동 등을 중심으로 한복 체험이 인기를 끌면서 개량 한복을 찾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개량한복 중에는 일본 전통의상인 ‘하카마’와 유사한 디자인도 발견되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경복궁 앞에서 시민들이 한복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하카마는 일본의 에도시대(1603년~1867년)에 유행했던 옷으로 허리 아래 입는 품이 넓은 하의다. 허리부분을 강조해 리본으로 고정시키고 상의를 안에 넣어 입는 게 특징이다. 최근에는 졸업식에 여학생들이 입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하카마와 일부 개량한복의 디자인이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이덕순 한국복식연구소 연구소장은 “한복의 구성법으로 제작된 것이 아니라 양장의 구성법으로 한복의 디자인적 특징을 응용해 제작되는 경우 일본 하카마와 비슷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혜미 사임당 한복 디자이너는 “조선시대의 역사상 저고리를 치마 안에 넣어 입은 적은 없었다”며 “디자인뿐만 아니라 옷을 입는 방식도 중요한데 저고리를 치마에 넣어 입는 순간 ‘일본 옷’이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복체험은 우리 문화를 알리는 일종의 콘텐츠인데 일본 디자인이 등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경복궁과 인사동 등에서 개량한복을 파는 상인들은 “하카마에 대해서 전혀 몰랐다“는 반응이었다. 경복궁 인근의 한 한복대여점 직원은 “소비자들이 많이 찾아서 판매했다”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의 감성에 맞게 한복을 재해석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지만, 한복의 기본까지 흔들어선 안된다고 조언한다.

이소정 한복 디자이너는 “사람들이 한복을 찾지 않으면 한복도 외면받기 때문에 옷고름이나 주름 방향 등 디테일에서 옛 것만을 고수할 순 없다”면서도 “한복의 원칙과 기본을 해치면서 무분별하게 옷을 개량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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