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홍콩의 전설적인 가수이자 배우인 고(故) 매염방(梅艶芳·영문명 아니타 무이, 중국명 메이옌팡)의 유골함이 도난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성도일보 등 홍콩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매염방의 국제 팬클럽은 지난 10일 고인의 생일을 맞아 소셜미디어(SNS)에 유족 명의의 성명을 내고 유골함이 사라진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매염방의 생일인 지난 7월 18일 한 팬이 홍콩 란타우섬 보련선사를 방문했다가 이 사실을 알게 돼 가족들에게 알렸고,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매염방의 유골은 2003년 고인이 세상을 떠난 뒤 보련선사 해회탑에 안치됐다. 해당 사찰은 세계 최대급 야외 청동 좌불상 중 하나인 천단대불이 있는 홍콩의 유명 관광지여서 방문객이 많은 편이다.
가족들은 조용한 안치를 원해 유골 봉안함에 매염방의 사진을 부착하지도 않고 이름도 애칭으로 적혀 있었으나, 당시 유골 보관함의 명패를 고정한 나사가 풀린 채 유골함이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경찰 수사가 시작된 지 약 3개월이 지났지만 별다른 진전이 없자 SNS에 시민들의 제보를 호소했다. 특히 지난 1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해회탑이나 보련선사 주변에서 수상한 인물을 목격했거나 유골함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들고 있는 사람을 본 경우 경찰에 알려 달라고 요청했다.
매염방의 친오빠 매계명은 동생의 유골을 되찾기 위해 사비로 5만 홍콩달러(약 850만원)의 현상금도 내걸었다.
경찰 대변인은 란타우 지역 강력범죄수사팀이 조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체포된 사람은 없다고 설명했다. 유족에게 유골함 반환을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성 연락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골함이 실제로 도난당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사찰 측은 사건이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논평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매염방의 생일에 전해진 소식에 팬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팬클럽은 사찰 측에 보안 체계를 점검하고 유골함의 행방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1963년생인 매염방은 1980~1990년대 홍콩 대중문화를 대표한 가수 겸 배우로, ‘아시아의 마돈나’로 불리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장국영, 주윤발, 장만옥 등과 함께 홍콩 영화의 전성기를 이끌었으며, 영화 ‘영웅본색3’, ‘동방삼협’, ‘연지구’ 등에 출연해 국내 팬들에게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03년 자궁경부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뒤 같은 해 12월 30일 향년 40세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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