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윤우 기자] 다이어트를 하면서 설탕이 든 탄산음료 대신 ‘제로 음료’를 찾는 사람이 많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설탕 대신 넣는 무열량 감미료를 체중 조절 수단으로 쓰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성인들이 2년 동안 제로 음료를 마셨을 때 물을 마신 사람과 비슷하게 체중을 줄이고 유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제로 음료와 체중의 관계는 연구마다 엇갈려왔다. 제로 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체중이 늘었다는 관찰 연구가 있는 반면, 설탕 음료를 제로 음료로 바꾸게 한 임상시험에서는 체중이 줄었다는 연구도 있었다.
최근 국제학술지 영국영양학회지 제136권에 영국 리버풀대 조앤 해럴드와 리즈대 제이슨 핼퍼드 연구팀은 과체중·비만 성인에게 2년 동안 제로 음료와 물을 마시게 한 뒤 체중 변화를 비교한 결과를 발표했다.
제로 음료 마신 그룹 평균 4.8㎏ 감량
연구팀은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성인 493명을 절반씩 나눠, 한쪽은 하루 두 병 이상 제로 음료를 마시게 하고 다른 쪽은 감미료를 끊고 물을 마시게 했다. 두 그룹 모두 1년 동안 영양사와 함께하는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이후 1년은 혼자 체중을 관리했다.
2년간 체중 감량 프로그램을 끝까지 마친 220명을 분석한 결과, 물을 마신 그룹은 체중이 평균 3.7㎏, 제로 음료를 마신 그룹은 4.8㎏ 줄었다. 연구팀은 두 음료의 체중 감량 효과가 같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허리둘레도 물 그룹은 4.5㎝, 제로 음료 그룹은 5.5㎝ 줄어 큰 차이가 없었다.
참가자 넷 중 한 명가량은 평소 제로 음료를 거의 마시지 않던 사람이었는데, 평소 제로 음료를 즐겨 마셨는지와 상관없이 감량 결과는 같았다.
두 그룹 모두 처음 12주 동안 가장 많이 살이 빠졌고, 1년이 되기 전 가장 많이 감량한 뒤 다시 조금씩 체중이 늘었다. 체중이 다시 느는 속도는 제로 음료 그룹이 조금 더 느렸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체중 관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제로 음료를 마시든 물을 마시든 체중을 줄이고 유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혈압·혈당은 물 마신 그룹이 조금 더 나아
제로 음료를 둘러싼 대표적인 우려는 단맛은 느끼는데 열량이 들어오지 않으면 몸이 혼란을 일으켜 식욕이 늘고, 결국 더 먹게 된다는 이야기가 많다. 이번 연구에서 제로 음료를 마신 그룹은 배고픔을 느끼는 정도가 2년 동안 조금 늘었지만 물을 마신 그룹과 차이는 없었다.
혈압과 혈당은 물 그룹이 조금 더 좋아졌다. 이완기 혈압은 물 그룹이 4.5㎜Hg, 제로 음료 그룹이 1.7㎜Hg 내려갔다. 최근 3개월 평균 혈당을 보여주는 당화혈색소는 물 그룹이 조금 내려간 반면 제로 음료 그룹은 조금 올랐다.
연구팀은 두 그룹의 차이가 건강에 영향을 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연구는 코카콜라 등 음료 업체들이 모인 미국음료협회가 연구비와 실험용 음료를 댔다. 연구팀은 협회가 연구 설계와 분석, 해석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모두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제로 음료와 설탕 음료를 비교하지는 않았고, 감미료의 장기 안전성도 평가하지 않았다고 한계를 밝혔다.
참고논문
DOI : 10.1017/S0007114526108150
논문 정보 : Harrold JA, Hill S, Radu C, et al. Effect of non-nutritive sweetened beverages v. water on body weight: long-term results of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British Journal of Nutrition. 2026;136(4):482-493.
dbsdn1110@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