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여행 목적은 ‘한 끼의 식사’…맛집 가려고 여행 계획한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명상 기자] “이제 미식은 여정 전체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그룹의 써니 순(Sunny Sun) 트립고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서 열린 ‘트립고메 10주년 및 2027 글로벌 파인 다이닝 어워즈’에서 최근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미식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글로벌 파인 다이닝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변화하는 여행자들의 소비 패턴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트립고메(Trip.Gourmet)는 전 세계 66개 국가·지역, 462개 목적지 내 레스토랑 순위와 현지 미식 정보,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종합 미식 가이드다. 이날 써니 순 CEO는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미식 주도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현지 음식을 맛보는 수준을
2026.09.14 10:59
닭갈비·막국수에 술 한잔…춘천 서민 애환 달래던 먹거리, 이젠 ‘전국구 美食’으로 [트래블ON]
[헤럴드경제(춘천)=김명상 기자] 소양강을 끼고 펼쳐진 아름다운 도시 춘천은 호수와 낭만, 기차 여행에 더해 미식으로 완성된다. 서울 한복판에도, 지방 소도시 시장에도 이젠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는 흔해 빠진 외식 메뉴가 됐지만, 묘하게도 사람들은 굳이 춘천을 찾아와 이 음식들을 다시 맛본다. 익숙한 맛을 향해 기어이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춘천이 가진 힘이다. 서민의 음식으로 출발한 닭갈비는 이제 정부 미식 사업의 중심에서 지역 관광을 잇는 상징이 됐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 중인 ‘K-미식벨트’ 사업은 식재료 산지와 전통 식문화, 지역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어 체류형 관광으로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식진흥원은 오는 2032년까지 전국에 30개 미식벨트를 조성한다는 로드맵을 진행 중이다. 순창과 담양의 장(醬) 벨트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안동의 전통주, 금산의 인삼, 광주의 김치 벨트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올해의 화두는 ‘치킨과 닭
2026.09.14 10:44
세종수목원에 핀 고려시대 연꽃 500만 사로잡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토해내는 열기가 잦아들 무렵, 도심의 경계선 너머로 거대한 초록빛 장막이 모습을 드러낸다. 네모반듯하게 구획된 행정수도의 회색 스카이라인을 비집고 들어선 녹색 지대. 인공의 도시가 내어준 가장 넓은 숨구멍이다. 투명한 유리 벽 너머로 발을 들이는 순간 도시의 규칙적인 소음은 일순간 잦아들고, 이국적인 생명들이 뿜어내는 농밀한 숲의 향기가 대기를 맴돈다. 일상의 중심부에 자리한 국립세종수목원의 풍경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답안과도 같다. 도심에 들어선 거대한 녹색 공간 국립세종수목원의 정문을 지나면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는, 완만한 평지가 펼쳐진다. 험준한 산자락을 깎아 만든 일반적인 산지형 수목원과 달리, 이곳은 평지 도심형 수목원이다. 도심형 수목원 중에선 국내 최대 규모다. 축구장 90개를 합쳐놓은 65헥타르(ha) 부지에는 총 4367종, 248만여 본의 식물 자원이 자라고 있다.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명성도 높다. 20
2026.09.08 11:39
700년 전 고려 연꽃, 500만 관람객을 사로잡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토해내는 열기가 잦아들 무렵, 도심의 경계선 너머로 거대한 초록빛 장막이 모습을 드러낸다. 네모반듯하게 구획된 행정수도의 회색 스카이라인을 비집고 들어선 녹색 지대. 인공의 도시가 내어준 가장 넓은 숨구멍이다. 투명한 유리 벽 너머로 발을 들이는 순간 도시의 규칙적인 소음은 일순간 잦아들고, 이국적인 생명들이 뿜어내는 농밀한 숲의 향기가 대기를 맴돈다. 일상의 중심부에 자리한 국립세종수목원의 풍경은 도시와 자연이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모범 답안과도 같다. 국립세종수목원의 정문을 지나면 시야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없는, 완만한 평지가 펼쳐진다. 험준한 산자락을 깎아 만든 일반적인 산지형 수목원과 달리, 이곳은 평지 도심형 수목원이다. 도심형 수목원 중에선 국내 최대 규모다. 축구장 90개를 합쳐놓은 65헥타르(ha) 부지에는 총 4367종, 248만여 본의 식물 자원이 자라고 있다. 국립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명성도 높다. 2020년
2026.09.07 10:31
50년 동안 베일 가려진 미 캠프 그리브스 기지… 이제 곤돌라로 언제든 간다
50여년간 아무나 갈 수 없던 곳이었다. 서늘한 긴장감이 스며 나오던 최전선 미군기지는 이제 봉인을 풀고 낯선 이들을 향해 품을 내어주고 있다. 칼날 같은 긴장감이 흐르던 강물 위로 곤돌라가 가로지르며 단절의 거리를 단숨에 좁힌다. 날 선 기억을 품은 막사들은 무용담을 간직한 노병처럼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지만, 표정만큼은 한결 너그러웠다.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은 분단의 그늘은 ‘캠프 그리브스’의 서사를 한층 더 극적으로 벼려내는 배경이다. 임진각 평화 곤돌라, 단절의 강을 건너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 떨어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민간인의 발길이 오래도록 허락되지 않았던 이 땅에는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부터 2004년까지 미 육군 보병 제2사단 506연대가 주둔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배경이 된 바로 그 부대다. 2004년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에 따라 기지는 문을 닫았고, 전방 방어선은 한국군이 넘겨받았다
2026.09.01 11:50
파주에서 누리는 여유로운 캠핑생활…“몸만 오세요”
자유로 끝자락, 붉게 물든 임진강 물결을 따라 철책선 너머로 서늘한 바람이 스쳐 간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 닿는 이곳. 엄숙한 안보 관광의 무게를 짊어졌던 공간은 이제 주말마다 가족과 연인의 온기로 채워지는 체류형 휴식처로 거듭났다. 손끝에 닿을 듯 가까운 분단의 문턱에서 마주하는 일상의 평화이기에, 그 온기는 더욱 짙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긴장의 철책 너머 피어난 12만명의 쉼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평화누리캠핑장은 2023년 경기관광공사 직영 체제로 전환된 이후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해 한 해에만 약 12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수도권 대표 캠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캠핑장은 9월 공간을 대폭 확장한 ‘카라반 스위트존’을 새롭게 선보이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한다. 새로 문을 여는 스위트존은 총 6동 한정으로 운영되며, 규격부터 기존 카라반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기존 카라반 사이트가 8×8m 또는 8×10m 규모였던 데 비해 스위트존은 8×12m로
2026.09.01 11:13
“몸만 오세요”…‘한정판’ 카라반에서 즐기는 여유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자유로 끝자락, 붉게 물든 임진강 물결을 따라 철책선 너머로 서늘한 바람이 스쳐 간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 닿는 이곳. 엄숙한 안보 관광의 무게를 짊어졌던 공간은 이제 주말마다 가족과 연인의 온기로 채워지는 체류형 휴식처로 거듭났다. 손끝에 닿을 듯 가까운 분단의 문턱에서 마주하는 일상의 평화이기에, 그 온기는 더욱 짙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평화누리캠핑장은 2023년 경기관광공사 직영 체제로 전환된 이후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해 한 해에만 약 12만 명이 다녀갈 정도로 수도권 대표 캠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캠핑장은 9월 공간을 대폭 확장한 ‘카라반 스위트존’을 새롭게 선보이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한다. 새로 문을 여는 스위트존은 총 6동 한정으로 운영되며, 규격부터 기존 카라반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기존 카라반 사이트가 8×8m 또는 8×10m 규모였던 데 비해 스위트존은 8×12m로 면적을 넓혔
2026.08.31 11:02
50년간 베일에 싸였던 미군기지…이젠 곤돌라 타고 언제든 간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파주)=김명상 기자] 50여년간 아무나 갈 수 없던 곳이었다. 서늘한 긴장감이 스며 나오던 최전선 미군기지는 이제 봉인을 풀고 낯선 이들을 향해 품을 내어주고 있다. 칼날 같은 긴장감이 흐르던 강물 위로 곤돌라가 가로지르며 단절의 거리를 단숨에 좁힌다. 날 선 기억을 품은 막사들은 무용담을 간직한 노병처럼 세월의 흔적을 안고 있지만, 표정만큼은 한결 너그러웠다. 아직 완전히 걷히지 않은 분단의 그늘은 ‘캠프 그리브스’의 서사를 한층 더 극적으로 벼려내는 배경이다. 비무장지대(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 떨어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민간인의 발길이 오래도록 허락되지 않았던 이 땅에는 정전협정 직후인 1953년부터 2004년까지 미 육군 보병 제2사단 506연대가 주둔했다.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배경이 된 바로 그 부대다. 2004년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에 따라 기지는 문을 닫았고, 전방 방어선은 한국군이 넘겨받았다. 20
2026.08.31 10:22
단종 청령포, 폐광지 운탄고도…소멸의 땅에 부는 ‘새 숨결’
한 시대의 끝을 고하며 멈춰 선 자리에 다시 온기가 차오른다. 청령포에서는 열일곱 어린 임금의 시간이 멎었고, 운탄고도에서는 석탄 트럭의 굉음이 끊겼으며, 사북 막장에서는 광부들의 곡괭이질 소리가 잦아들었다. 존재가 사라졌어도 기억까지 지워지지는 않았다. 멈춘 시간의 틈새를 비집고 새로운 숨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소멸의 땅에 새로운 활력이 움트는 역설은 지금, 강원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강을 건너야 닿는 슬픔, 청령포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단종의 비운이 서린 청령포는 여전히 인파로 북적인다. 영화가 상영을 끝내 청령포의 인기도 식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청령포 인근 상점 직원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리조트 관계자 역시 “영월의 주요 식당마다 긴 대기 줄이 늘어선 광경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청령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서강(西江)을 건너는 시간은 2분 남짓. 삼면을 두른 강물과
2026.08.25 11:35
단종의 청령포부터 폐광·리조트까지…소멸의 땅에 스민 ‘새 숨’ [트래블ON]
[헤럴드경제(정선)=김명상 기자] 한 시대의 끝을 고하며 멈춰 선 자리에 다시 온기가 차오른다. 청령포에서는 열일곱 어린 임금의 시간이 멎었고, 운탄고도에서는 석탄 트럭의 굉음이 끊겼으며, 사북 막장에서는 광부들의 곡괭이질 소리가 잦아들었다. 존재가 사라졌어도 기억까지 지워지지는 않았다. 멈춘 시간의 틈새를 비집고 새로운 숨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소멸의 땅에 새로운 활력이 움트는 역설은 지금, 강원도 곳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속 단종의 비운이 서린 청령포는 여전히 인파로 북적인다. 영화가 상영을 끝내 청령포의 인기도 식었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청령포 인근 상점 직원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방문객이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인근 리조트 관계자 역시 “영월의 주요 식당마다 긴 대기 줄이 늘어선 광경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 했던 모습”이라고 말했다. 청령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서강(西江)을 건너는 시간은 2분 남짓. 삼면을 두른 강물
2026.08.24 0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