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평화누리캠핑장, 경기도 직영체제 ‘3년’

작년 한해만 12만명 방문 ‘수도권 캠핑명소’

안보관광지에서 가족·연인 체류형 관광지로

9월 오픈 ‘카라반’ 필수 가전·조리도구 구비

9월 처음 선보이는 평화누리캠핑장 신규 카라반의 모습.
9월 처음 선보이는 평화누리캠핑장 신규 카라반의 모습.
신규 카라반의 내부.
신규 카라반의 내부.

자유로 끝자락, 붉게 물든 임진강 물결을 따라 철책선 너머로 서늘한 바람이 스쳐 간다. 한 걸음만 더 내디디면 민간인통제선(민통선)에 닿는 이곳.

엄숙한 안보 관광의 무게를 짊어졌던 공간은 이제 주말마다 가족과 연인의 온기로 채워지는 체류형 휴식처로 거듭났다. 손끝에 닿을 듯 가까운 분단의 문턱에서 마주하는 일상의 평화이기에, 그 온기는 더욱 짙고 다정하게 다가온다.

긴장의 철책 너머 피어난 12만명의 쉼터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평화누리캠핑장은 2023년 경기관광공사 직영 체제로 전환된 이후 올해로 3년째를 맞았다. 지난해 한 해에만 약 12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수도권 대표 캠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캠핑장은 9월 공간을 대폭 확장한 ‘카라반 스위트존’을 새롭게 선보이며 또 한 번의 진화를 예고한다.

새로 문을 여는 스위트존은 총 6동 한정으로 운영되며, 규격부터 기존 카라반과 확연히 차별화된다. 기존 카라반 사이트가 8×8m 또는 8×10m 규모였던 데 비해 스위트존은 8×12m로 면적을 넓혔다. 그저 노후 카라반을 신제품으로 교체한 것이 아니라 공간 구성 자체를 새롭게 설계한 것이다.

카라반 내부는 아파트 거실을 연상케 하는 탁 트인 구조를 갖췄다. 2인용 침대 1개와 1인용 2층 침대 2개를 분리 배치해 4인 가족이 각자 독립된 잠자리를 누릴 수 있으며, 소파와 바닥 공간을 활용하면 최대 6인까지 취침이 가능하다.

카라반 이용객은 세면용품과 식재료만 챙겨오면 된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전기밥솥, 전기포트 등 필수 가전과 조리도구 일체가 구비돼 있고 벽면 TV, 자동 개폐 커튼, 냉난방 에어컨, 독립 샤워실 등 편의시설도 완비했다.

공간 간섭을 줄인 야외 배치도 돋보인다. 동과 동 사이 간격을 넉넉히 확보해 기존 캠핑장에서 흔히 겪는 소음과 시선 간섭 문제를 해소했다. 각 카라반 옆에는 전용 야외 바비큐존을 분리 조성해 인접 사이트와 겹치지 않는 독립된 환경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캠핑장 관계자는 “이미 다녀간 이용객이 많은 만큼, 시설 형태를 과감히 바꿔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자 했다”며 “‘다음엔 저기 한번 예약해봐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기획했고, 기존 방문객들도 색다른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의선 장단역에 전시된 옛 증기 기관차.  김명상 기자
경의선 장단역에 전시된 옛 증기 기관차. 김명상 기자

생태·역사 자원이 한걸음에 닿는다

스위트존 외에도 평화누리 캠핑장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부대시설 인프라를 자랑한다. 24시간 운영되는 편의동에는 실내 개수대와 화장실, 분리수거장이 있으며, 캠핑카 오폐수를 처리하고 용수를 공급하는 덤프스테이션도 갖췄다.

부족한 물품은 영내 편의점에서 구매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 그릴·숯·번개탄·석쇠·장갑으로 꾸린 그릴 세트부터 화로·장작·오로라 매직파우더로 구성된 불멍 세트까지 품목이 다양하다.

캠핑 형태는 다양하다. 카라반을 비롯해 장비 없이 가볍게 찾는 글램핑존, 기상 제약이 적은 타프존, 독립 가림막이 설치된 쉘터존 등 사이트 형태도 다채로워 야영 스타일에 맞춘 선택의 폭이 넓다.

기존 카라반 중 일부 동은 경기문화재단의 청년 작가 지원 사업에 선정된 협력 작가들과 함께 알록달록한 도색 작업을 거친 ‘아트 카라반’으로 꾸며졌다. 캠핑장 관계자는 “우선 2개 동만 시범 적용해 운영 중”이라며 “완성해 놓고 보니 평가가 좋아서 장기적으로 개성 있고 재미있게 꾸며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평화누리캠핑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점은 주변에 가족들과 들러볼 관광지가 많다는 점이다. 카라반 뒤편 산책로를 따라 10분 남짓 걸으면 생태문화공간 ‘수풀누리’가 펼쳐지고, 인근 ‘누리성 모험마을’에는 짚라인과 어린이 모험 놀이시설이 있어 자녀를 동반한 가족 여행지로 적합하다.

시야를 넓히면 판문점, 제3땅굴, 도라전망대, 임진각 독개다리, 캠프 그리브스, 임진각 평화곤돌라, 오두산 통일전망대 등 현대사의 굴곡을 품은 역사적 명소들이 지척에 있다. 단순한 휴식을 넘어 분단의 현실과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역사·안보 교육 여행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캠핑장에서 전 세계인과 교류하는 기회도 열린다. 최근 캠핑장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캠핑장은 지난해 약 1600명의 외국인 방문객을 맞이한 데 이어, 올해는 31개 여행사와 협업망을 구축해 외연을 확장 중이다.

특히 운영기관인 경기관광공사는 지난 28일 캠핑카 관광 전문기업 미니칸캠핑앤모빌리티와 ‘외국인 개별 관광객 DMZ 체류관광 활성화’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캠핑카를 렌트해 평화누리캠핑장에 1~2박 머물며 DMZ 일대를 자유롭게 탐방하는 패키지 상품이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카라반 스위트존 예약은 9월 1일 오후 4시 공식 누리집을 통해 개시되며 9월 4일부터 투숙할 수 있다. 신규 카라반 이용 요금은 주중(일~목) 16만 원, 주말(금~토, 공휴일 및 대체공휴일 전일) 26만 원이며 선착순이 아닌 전면 추첨제로 운영된다.

최외석 경기관광공사 캠핑장운영팀장은 “단풍철과 맞물리는 9~10월 성수기 주말은 추첨 경쟁률이 수십 대 1에 달한다”며 “예약 경쟁이 치열한 주말을 피해 평일을 활용한다면 당첨 확률을 높일 수 있고 보다 여유로운 휴식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김명상 기자


terr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