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지의 뜨거운 숨으로 데웠다…일본이 품은 ‘진짜 온천’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화산의 맥박이 지하에서 끓어오를 때, 대지는 따스한 숨결을 지상으로 밀어 올린다. 도심의 번잡한 소음이 닿지 않는 깊은 산자락, 김이 오르는 바위틈에서 솟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물과 살갗의 경계가 흐려지며 마음에 얹힌 무게마저 함께 녹아내린다. 일본 북동북 지역의 온천은 그렇게 방문객의 어깨에 따스한 온기의 쉼표를 얹는다.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을 바라보는 시대. 열도 전역이 한국인으로 붐비지만, 혼슈 북단의 아오모리·아키타·이와테 등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들 ‘북동북(기타도호쿠) 3현’의 한국인 숙박객 비중은 전체 한국인 방문객의 1%에도 못 미칠 만큼 한국 관광객을 찾기 어렵다. 이곳에 한국인 관광객이 뜸한 것은 아오모리 공항에만 직항 노선이 있어 좌석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30 젊은 여행객이 선호하는 대형 쇼핑몰이나 트렌디한 시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일본관광청 담당자는 “일본인조차 평
14시간 전
쏘아보듯 맹렬한 무사의 눈빛, 북국의 밤을 깨우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일본 아오모리에선 험상궂은 표정의 영웅들이 빛의 축제에서 선두에 선다. 대나무와 철사로 뼈대를 세우고 종이를 겹겹이 덧바른 뒤, 먹선과 붉고 푸른 안료로 숨을 불어넣은 형상들. 농번기의 나른한 졸음과 묵은 액운을 쫓기 위해 밝혔던 등불은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나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빛의 축제로 자라났다. 이제 도시는 축제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길고 혹독한 북국의 겨울을 견뎌낼 뜨거운 열기를 길어 올린다. 매년 8월 초, 아오모리의 여름밤은 ‘네부타’의 열기로 달아오른다. 네부타는 ‘졸리다(네무타이)’라는 지역 방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농사일을 방해하는 졸음과 액운을 쫓기 위해 밝히던 대형 종이 인형 등(燈)을 가리키며, 축제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해마다 축제 기간에는 거대한 네부타 수십 대가 거리를 메우고, “랏세라, 랏세라” 하는 추임새가 북·피리·징 소리와 뒤섞여 거리를 울린다. 한 해 벼농사의 풍흉이 갈리는 길목, 무더위와 나태를 떨쳐내
15시간 전
화로 위에 펼쳐진 ‘제철 태평양’의 맛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태평양의 해풍이 부딪히는 아오모리현 하치노헤로 접어들면, 바다 내음이 짙어진다. 차가운 북방 해류가 닿는 하치노헤는 아오모리 동쪽 바다의 관문이자 풍성한 어획량을 자랑하는 포구 도시다. 이곳의 대형 어시장 ‘핫쇼쿠센터’는 이른 아침 포구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이 집결하는 거점이다. 슈퍼마켓을 지나면 길게 뻗은 통로를 따라 싱싱한 제철 털게와 생선, 조개류를 파는 매대 수십 개가 빼곡히 늘어서 활기를 뿜어낸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고소한 숯불 향과 자욱한 연기 속에서 즉석 구이 공간 ‘시치린무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치린무라는 완성된 요리를 받아보는 일반 식당과 결이 다르다. 카운터에서 이용료를 내면 숯불을 피운 일본 전통 흙 화로(시치린)로 안내해 주며 석쇠, 집게, 가위를 내어준다. 자리를 잡고 바구니를 든 채 방금 지나쳐온 시장 매대로 나가 식재료를 취향대로 골라 담아오는 구조다. 상인들은 방문객을 위해 당일 손질한 가리비와 전복, 새우 등을 소포
15시간 전
“고길동처럼 쌓인 오해 턴다”…강원랜드가 홍대에 팝업 연 이유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강원랜드 하면 카지노만 떠올리셨죠? 하지만 대형 워터파크와 프리미엄 리조트는 물론 스키장까지 갖춘 사계절 복합 레저 공간입니다. 오해가 조금 풀리셨나요?” 6일 서울 마포구 홍대 스타스퀘어 1·2층에서 열린 ‘2026 팝업스토어 in 홍대-고길동의 낯선 강원랜드’ 현장.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을 앞세운 이곳에서 안내 요원들은 체험을 마친 관람객들에게 강원랜드의 숨은 면모를 알리는 데 여념이 없었다. 대중에게 친숙한 캐릭터를 통해 사행산업이라는 편견을 덜어내고, 복합 리조트 시설과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알리는 것이 이번 팝업스토어의 핵심 목적이다. 강원랜드는 과거 사행산업에 대한 부정적 시선을 고려해 카지노 중심의 모기업 강원랜드와 레저 부문인 하이원리조트 브랜드를 분리해 홍보해 왔다. 그러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모기업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통합 홍보로 전략을 수정했다. 지난해 서울 성수동에서 선보인 1차 팝업
2026.10.06 17:32
K-드라마 속 명장면, 실제 여행이 되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김명상 기자] “화면 속 명장면을 소비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실제 한국의 지역 여행지로 발걸음을 옮기도록 연결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백만성 한국관광공사 한류콘텐츠팀장은 21일 서울 중구 하이커그라운드에서 개막한 ‘K-드라마 체험 전시(장면이 여행지가 되다)’의 기획 취지를 이같이 밝혔다. 한국관광공사와 스튜디오드래곤이 공동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오는 11월 19일까지 열린다. K-드라마 콘텐츠를 매개로 방한 외국인과 국내 팬들의 관심을 스크린 밖 실제 국내 관광지로 유도하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에서는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사랑의 불시착’, ‘폭군의 셰프’ 등 40여 개 작품의 명대사, 명장면, OST, 소품, 촬영지가 소개된다. 공간은 스크립트(Script), 씬(Scene), 사운드(Sound), 프롭(Prop), 로케이션(Location) 등 5개 구역으로 나뉘며, 첫 진입 공간은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모티브로 한 체크인 라운지
2026.09.21 17:07
춘천 서민 애환 달래던 먹거리, 이젠 ‘전국구 美食’으로
소양강을 끼고 펼쳐진 아름다운 도시 춘천은 호수와 낭만, 기차 여행에 더해 미식으로 완성된다. 서울 한복판에도, 지방 소도시 시장에도 이젠 전국 어디에서도 볼 수 있는 춘천 닭갈비와 막국수는 흔해 빠진 외식 메뉴가 됐지만, 묘하게도 사람들은 굳이 춘천을 찾아와 이 음식들을 다시 맛본다. 익숙한 맛을 향해 기어이 발걸음을 옮기는 이유는 춘천이 가진 힘이다. 서민의 음식으로 출발한 닭갈비는 이제 정부 미식 사업의 중심에서 지역 관광을 잇는 상징이 됐다. K-미식벨트와 2026 치킨로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이 추진 중인 ‘K-미식벨트’ 사업은 식재료 산지와 전통 식문화, 지역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엮어 체류형 관광으로 잇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식진흥원은 오는 2032년까지 전국에 30개 미식벨트를 조성한다는 로드맵을 진행 중이다. 순창과 담양의 장(醬) 벨트를 시작으로, 지난해에는 안동의 전통주, 금산의 인삼, 광주의 김치 벨트 등을 차례로 선보였다. 올해의 화두는 ‘치킨과 닭 요
2026.09.15 11:32
“한식 살리려면 파인다이닝·길거리 음식 함께 성장해야”
“한식이 세계 미식 시장의 확고한 주류로 안착하려면, 고급 파인다이닝과 대중적 길거리 음식이 양 날개로 함께 확장되어야 합니다.” 8일 싱가포르 리조트월드센토사(RWS)에서 열린 트립닷컴 주관의 ‘2027 글로벌 파인 다이닝 어워즈’ 현장에서 호텔신라 한식당 ‘라연’의 차도영(사진) 책임주방장은 한식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이같이 짚었다. 한식 세계화의 성패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머무느냐, 대중적 저변을 넓히느냐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차 책임주방장은 “일식이 빠르게 세계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데는 파인다이닝과 함께 초밥, 우동, 돈가스, 라멘 등 접근하기 쉬운 일상 메뉴가 같이 확산한 점이 주효했다”며 “한식 역시 파인다이닝과 더불어 비빔밥, 불고기, K-치킨, 떡볶이, 라면 등 대중 음식이 함께 성장한다면 세계 미식의 한 축을 견고히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외래객을 유치하는 핵심 경쟁력으로는 ‘정통성 기반의 현대적 서비스’를 꼽았다. 단순히 명소
2026.09.15 11:29
맛집 가려고 여행 간다…이제 여행 목적은 ‘한 끼의 식사’
“이제 미식은 여정 전체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그룹의 써니 순(Sunny Sun) 트립고메 최고경영자(CEO)는 8일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서 열린 ‘트립고메 10주년 및 2027 글로벌 파인 다이닝 어워즈’에서 최근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미식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글로벌 파인 다이닝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변화하는 여행자들의 소비 패턴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트립고메(Trip.Gourmet)는 전 세계 66개 국가·지역, 462개 목적지 내 레스토랑 순위와 현지 미식 정보,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종합 미식 가이드다. 이날 써니 순 CEO는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미식 주도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현지 음식을 맛보는 수준을 넘어, 특정 식당이나 미식 경험 자체가 여
2026.09.15 11:29
‘라연’ 차도영 셰프 “라면·떡볶이와 커야 한식이 산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명상 기자] “한식이 세계 미식 시장의 확고한 주류로 안착하려면, 고급 파인다이닝과 대중적 길거리 음식이 양 날개로 함께 확장되어야 합니다.” 지난 8일 싱가포르 리조트월드센토사(RWS)에서 열린 트립닷컴 주관의 ‘2027 글로벌 파인 다이닝 어워즈’ 현장에서 호텔신라 한식당 ‘라연’의 차도영 책임주방장은 한식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에 대한 과제를 이같이 짚었다. 한식 세계화의 성패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머무느냐, 대중적 저변을 넓히느냐에 달렸다는 진단이다. 차 책임주방장은 “일식이 빠르게 세계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데는 파인다이닝과 함께 초밥, 우동, 돈가스, 라멘 등 접근하기 쉬운 일상 메뉴가 같이 확산한 점이 주효했다”며 “한식 역시 파인다이닝과 더불어 비빔밥, 불고기, K-치킨, 떡볶이, 라면 등 대중 음식이 함께 성장한다면 세계 미식의 한 축을 견고히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한 외래객을 유치하는 핵심 경쟁력으로는 ‘정통성 기반의 현
2026.09.14 11:25
이제 여행 목적은 ‘한 끼의 식사’…맛집 가려고 여행 계획한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명상 기자] “이제 미식은 여정 전체를 이끄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글로벌 여행 플랫폼 트립닷컴 그룹의 써니 순(Sunny Sun) 트립고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 싱가포르 리조트 월드 센토사에서 열린 ‘트립고메 10주년 및 2027 글로벌 파인 다이닝 어워즈’에서 최근 여행 트렌드의 변화를 짚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 미식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이번 행사는 글로벌 파인 다이닝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하고, 변화하는 여행자들의 소비 패턴을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올해로 출범 10주년을 맞은 트립고메(Trip.Gourmet)는 전 세계 66개 국가·지역, 462개 목적지 내 레스토랑 순위와 현지 미식 정보, 실시간 예약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종합 미식 가이드다. 이날 써니 순 CEO는 “자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 세계 주요 시장에서 ‘미식 주도형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단순히 현지 음식을 맛보는 수준을
2026.09.14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