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 향한 염원, 관람차 회전 방향도 바꿨다
사방을 바다가 에워싼 동남아시아의 작은 섬은 스스로를 벼리고 다듬어 대륙과 해양을 잇는 거대한 관문으로 거듭났다. 첨단 건축과 정교하게 가꾼 녹지가 정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싱가포르의 공기는 단단한 규율로 채워진다. 씹던 껌이나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행위도 무거운 벌금으로 다스리는 ‘파인 시티(Fine City)’의 엄격함은, 역설적으로 여행자에게 안전함을 선사하며 자유롭게 도시를 활보하게 만든다. 멀라이언의 염원과 수직의 랜드마크 싱가포르 본섬 남부 도심의 수변 구역, 마리나 베이에 도착하자 거친 물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물고기의 몸에 사자 머리를 얹은 상상의 동물, 멀라이언이 내뿜는 소리다. 마천루를 병풍처럼 두른 석상 앞에서 여행자들은 손바닥을 펴거나 입을 벌려 쏟아지는 물줄기를 받아내는 유쾌한 착시 사진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다. 멀라이언 석상은 단순한 분수 조형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석상이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한 것은 번영을 부르기 위함이고, 쉼 없이 뿜
2026.10.27 11:43
부(富)를 위해 관람차 회전 방향도 바꿨다…첨단·풍수 공존하는 싱가포르 [트래블ON]
[헤럴드경제(싱가포르)=김명상 기자] 사방을 바다가 에워싼 동남아시아의 작은 섬은 스스로를 벼리고 다듬어 대륙과 해양을 잇는 거대한 관문으로 거듭났다. 첨단 건축과 정교하게 가꾼 녹지가 정밀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는 싱가포르의 공기는 단단한 규율로 채워진다. 씹던 껌이나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행위도 무거운 벌금으로 다스리는 ‘파인 시티(Fine City)’의 엄격함은, 역설적으로 여행자에게 안전함을 선사하며 자유롭게 도시를 활보하게 만든다. 싱가포르 본섬 남부 도심의 수변 구역, 마리나 베이에 도착하자 거친 물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물고기의 몸에 사자 머리를 얹은 상상의 동물, 멀라이언이 내뿜는 소리다. 마천루를 병풍처럼 두른 석상 앞에서 여행자들은 손바닥을 펴거나 입을 벌려 쏟아지는 물줄기를 받아내는 유쾌한 착시 사진을 남기느라 여념이 없다. 멀라이언 석상은 단순한 분수 조형물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석상이 해가 떠오르는 동쪽을 향한 것은 번영을 부르기 위함이고, 쉼 없이
2026.10.26 10:38
“일본 불꽃놀이와는 다른 매력”…日관광객 3년새 3배 폭증
맥이 끊길 뻔했던 함안 낙화놀이는 이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15일 열린 ‘2026 함안 낙화놀이 재팬 스페셜 데이’에는 일본인 관광객 1500여 명이 참가했다. 2024년 500명, 2025년 1000명에 이어 3년 만에 모객 규모가 3배로 증가한 것이다. 서울에만 집중된 외래 관광객이 좋은 관광 콘텐츠만 있다면 지방으로도 분산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행사는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고 경상남도·함안군·경남관광재단이 주관해 일본 현지 20여개 여행사가 판매한 관광상품을 구매한 이들이 대거 참여했다. 상품 일정에 따라 참가자들은 낮에는 말이산고분군, 고려동유적지, 악양생태공원 등을 둘러보고, 야간에는 낙화놀이를 관람하는 등의 동선으로 움직였다. 함안 낙화놀이는 숯가루를 한지에 싸서 만든 수천 개의 낙화봉을 연못 위에 매달고 불을 붙여, 타들어 가는 불티가 꽃가루처럼 물 위로 쏟아지게 하는 전통 불꽃놀이
2026.10.20 11:02
괴항마을 연못에 비친 낙화…삼천줄기 붉은 폭포로 흐른다
뜨거운 불티가 물 한가운데로 흩날리며 떨어진다. 빛과 어둠이 부딪히기 직전, 일렁이는 수면 위로 무수한 빛의 결이 펼쳐진다. 어둠을 배경 삼아 춤추듯 번지는 붉은 선들, 제 몸을 태워 없애는 순간에야 검은 숯가루는 가장 눈 부신 빛을 뿜어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랴. 스러지는 불꽃은 인간의 욕심을 비웃듯, ‘타닥’하는 짧은소리만 남기고 보는 이들의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바다 건너 함안까지, 불꽃 찾아온 사람들 가을 초입의 경남 함안군. 가을이 깊어지는 무진정(無盡亭) 앞 연못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무진정은 조선시대 문신 조삼이 1542년 후진을 양성하고 여생을 보내기 위해 세운 정자다. 연못 위를 가로지른 줄에는 수천 개의 낙화봉이 매달려 바람에 조용히 흔들렸다. 불꽃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분위기는 차분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외국어 안내 방송과 진행 요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연못가를 채운 관람객 중 1500명은 ‘2026 함안낙화놀이 재팬 스페셜 데이’
2026.10.20 11:02
눈 부신 빛의 폭포, 마음에 여운을 남기다 [트래블ON]
[헤럴드경제(함안)=김명상 기자] 뜨거운 불티가 물 한가운데로 흩날리며 떨어진다. 빛과 어둠이 부딪히기 직전, 일렁이는 수면 위로 무수한 빛의 결이 펼쳐진다. 어둠을 배경 삼아 춤추듯 번지는 붉은 선들, 제 몸을 태워 없애는 순간에야 검은 숯가루는 가장 눈 부신 빛을 뿜어낸다. 세상에 영원한 것이 어디 있으랴. 스러지는 불꽃은 인간의 욕심을 비웃듯, ‘타닥’하는 짧은소리만 남기고 보는 이들의 가슴속으로 스며들었다. 가을 초입의 경남 함안군. 가을이 깊어지는 무진정(無盡亭) 앞 연못은 관람객으로 붐볐다. 무진정은 조선시대 문신 조삼이 1542년 후진을 양성하고 여생을 보내기 위해 세운 정자다. 연못 위를 가로지른 줄에는 수천 개의 낙화봉이 매달려 바람에 조용히 흔들렸다. 불꽃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지만, 분위기는 차분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외국어 안내 방송과 진행 요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이날 연못가를 채운 관람객 중 1500명은 ‘2026 함안낙화놀이 재팬 스페셜 데이’에 참석
2026.10.19 10:30
日 관광객 사로잡은 전통 불꽃 [트래블ON]
[헤럴드경제(함안)=김명상 기자] 맥이 끊길 뻔했던 함안 낙화놀이는 이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지역으로 이끄는 대표 관광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19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5일 열린 ‘2026 함안 낙화놀이 재팬 스페셜 데이’에는 일본인 관광객 1500여 명이 참가했다. 2024년 500명, 2025년 1000명에 이어 3년 만에 모객 규모가 3배로 증가한 것이다. 서울에만 집중된 외래 관광객이 좋은 관광 콘텐츠만 있다면 지방으로도 분산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행사는 한국관광공사가 주최하고 경상남도·함안군·경남관광재단이 주관해 일본 현지 20여 개 여행사가 판매한 관광상품을 구매한 이들이 대거 참여했다. 상품 일정에 따라 참가자들은 낮에는 말이산고분군, 고려동유적지, 악양생태공원 등을 둘러보고, 야간에는 낙화놀이를 관람하는 등의 동선으로 움직였다. 함안 낙화놀이는 숯가루를 한지에 싸서 만든 수천 개의 낙화봉을 연못 위에 매달고 불을 붙여, 타들어 가는 불티가 꽃가루
2026.10.19 09:52
‘슈퍼스타’ 부캉이의 질문…“뜨거운 우리 바다 괜찮을까” [트래블ON]
[헤럴드경제(부산)=김명상 기자] “집에서 여까지 자전거 타고 자주 오는데, 원래는 조용한 데였거든예. 근데 부캉이 요놈 오고 나서는 수로 옆이고 다리 우고 사람들로 꽉 찼는데 몇 년째 댕겼어도 이런 풍경은 첨 봅니더.” 16일 오후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 인공수로에서 만난 한 시민은 상어 ‘부캉이’를 기다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처럼 수로 주변과 다리 위에는 상어를 보려는 인파가 빼곡했다. 수면 위로 꼬리가 보일 때마다 여기저기서 외침이 터져 나왔다. 어두운 회색빛 등지느러미가 물살을 가르자 스마트폰을 든 시민들의 탄성이 잇따랐다. 방문객들은 몸길이 3m에 달하는 상어의 움직임을 따라 분주히 걸음을 옮겼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창원에서 왔는데 온 김에 부캉이도 보려고 들렀다”며 “TV로만 보던 상어를 직접 보니 신기하다”고 말했다. 한적했던 도심 공원이 ‘슈퍼스타’로 떠오른 상어 한 마리의 등장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늘어난 발길은 주변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었
2026.10.17 05:54
화로 위에 펼쳐진 ‘제철 태평양’의 맛
태평양의 해풍이 부딪히는 아오모리현 하치노헤로 접어들면, 바다 내음이 짙어진다. 차가운 북방 해류가 닿는 하치노헤는 아오모리 동쪽 바다의 관문이자 풍성한 어획량을 자랑하는 포구 도시다. 이곳의 대형 어시장 ‘핫쇼쿠센터’는 이른 아침 포구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이 집결하는 거점이다. 슈퍼마켓을 지나면 길게 뻗은 통로를 따라 싱싱한 제철 털게와 생선, 조개류를 파는 매대 수십 개가 빼곡히 늘어서 활기를 뿜어낸다.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고소한 숯불 향과 자욱한 연기 속에서 즉석 구이 공간 ‘시치린무라’가 모습을 드러낸다. 시치린무라는 완성된 요리를 받아보는 일반 식당과 결이 다르다. 카운터에서 이용료를 내면 숯불을 피운 일본 전통 흙 화로(시치린)로 안내해 주며 석쇠, 집게, 가위를 내어준다. 자리를 잡고 바구니를 든 채 방금 지나쳐온 시장 매대로 나가 식재료를 취향대로 골라 담아오는 구조다. 상인들은 방문객을 위해 당일 손질한 가리비와 전복, 새우 등을 소포장 단위로 정갈하게 진열해
2026.10.13 11:44
쏘아보듯 맹렬한 무사의 눈빛, 북국의 밤을 깨우다
일본 아오모리에선 험상궂은 표정의 영웅들이 빛의 축제에서 선두에 선다. 대나무와 철사로 뼈대를 세우고 종이를 겹겹이 덧바른 뒤, 먹선과 붉고 푸른 안료로 숨을 불어넣은 형상들. 농번기의 나른한 졸음과 묵은 액운을 쫓기 위해 밝혔던 등불은 수백 년의 세월을 지나 도시 전체를 뒤흔드는 빛의 축제로 자라났다. 이제 도시는 축제를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길고 혹독한 북국의 겨울을 견뎌낼 뜨거운 열기를 길어 올린다. 액운과 잠을 쫓던 맹렬한 불빛 매년 8월 초, 아오모리의 여름밤은 ‘네부타’의 열기로 달아오른다. 네부타는 ‘졸리다(네무타이)’라는 지역 방언에서 유래한 것으로, 농사일을 방해하는 졸음과 액운을 쫓기 위해 밝히던 대형 종이 인형 등(燈)을 가리키며, 축제 자체를 뜻하기도 한다. 해마다 축제 기간에는 거대한 네부타 수십 대가 거리를 메우고, “랏세라, 랏세라” 하는 추임새가 북·피리·징 소리와 뒤섞여 거리를 울린다. 한 해 벼농사의 풍흉이 갈리는 길목, 무더위와 나태를 떨
2026.10.13 11:43
대지의 뜨거운 숨이 품은 일본의 ‘진짜 온천’
화산의 맥박이 지하에서 끓어오를 때, 대지는 따스한 숨결을 지상으로 밀어 올린다. 도심의 번잡한 소음이 닿지 않는 깊은 산자락, 김이 오르는 바위틈에서 솟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자 물과 살갗의 경계가 흐려지며 마음에 얹힌 무게마저 함께 녹아내린다. 일본 북동북 지역의 온천은 그렇게 방문객의 어깨에 따스한 온기의 쉼표를 얹는다. 한국인 여행객 드문 日 북동북 지역 속으로 방일 한국인 관광객이 연간 1000만 명을 바라보는 시대. 열도 전역이 한국인으로 붐비지만, 혼슈 북단의 아오모리·아키타·이와테 등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들 ‘북동북(기타도호쿠) 3현’의 한국인 숙박객 비중은 전체 한국인 방문객의 1%에도 못 미칠 만큼 한국 관광객을 찾기 어렵다. 이곳에 한국인 관광객이 뜸한 것은 아오모리 공항에만 직항 노선이 있어 좌석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2030 젊은 여행객이 선호하는 대형 쇼핑몰이나 트렌디한 시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도 한몫을 한다. 일본관광청 담당자는
2026.10.13 1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