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차민주 기자] ‘토종 인공지능(AI) 챗봇’이 줄줄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네이버가 AI 챗봇 ‘클로바X’ 서비스를 종료한 데 이어 카카오의 ‘카나나’도 내달 독립 서비스를 종료한다.
챗GPT 등 외산 AI 서비스가 국내에서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사이, 토종 AI 챗봇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외산 AI 서비스에 이용자를 다 뺏길 것이라는 업계 안팎의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셈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자체 AI 모델에 기반한 챗봇 ‘카나나’의 앱·PC 서비스를 내달 15일 공식 종료한다. 지난해 5월 베타 형태로 출시한 후 약 1년 5개월 만이다.
업계는 카나나가 독립 서비스로 이용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서, 서비스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나나 앱의 국내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지난해 5월 출시 직후 6만9631명으로 집계됐으나, 지난달 1만488명까지 감소했다. 출시 당시와 비교해 약 85% 줄어든 수치다.
카카오는 카나나를 통해 확보한 기술 역량과 이용자 피드백을 향후 카카오톡 AI 서비스에 활용한단 방침이다. 별도 서비스를 출시하는 대신 카카오톡 안에서 이용할 수 있는 AI 서비스 ‘카나나 인 카카오톡’은 지속해서 운영한다.
토종 AI 챗봇이 자취를 감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네이버도 지난 4월 AI 챗봇 서비스 ‘클로바X’를 종료했다. 클로바X는 네이버의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에 기반한 AI 챗봇이다. 별도 웹 페이지에서 이용자가 질문을 입력하고 AI와 대화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네이버의 생성형 AI 검색 ‘큐:(Cue:)’도 동시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큐:는 이용자가 별도 웹페이지에서 자연어로 질문하면, AI가 검색 결과를 종합해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네이버 역시 기존 검색 서비스에 AI를 탑재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검색 결과는 AI가 요약해 제공하는 ‘AI 브리핑’과 이용자가 후속 질문을 이어갈 수 있는 ‘AI탭’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쇼핑, 로컬 등 기존 네이버 서비스에 생성형 AI 서비스를 결합하고 있다.
업계는 외산 AI 서비스가 국내 이용자 기반을 빠르게 확대하는 사이, 토종 AI 챗봇이 독립 서비스로 설 자리를 잃었다고 분석한다.
실제 국내 AI 앱 이용 순위는 외산 서비스가 장악하고 있다. 지난 7월 국내 MAU 순위는 1위 챗GPT(1645만명), 2위 클로드(142만명), 3위 에이닷(120만명), 4위 퍼플렉시티(61만명), 5위 그록(51만명)으로 집계됐다. 1위부터 5위 중 이름을 올린 국내 앱은 SK텔레콤의 에이닷뿐이다.
생성형 AI 수요가 외산 서비스로 집중돼, 국내 기업이 범용 챗봇으로 정면 경쟁하기는 어렵단 해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생성형 AI 이용률은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나, 이용 비율은 외산 AI 서비스로 쏠리는 모습”이라며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별도 AI 챗봇이 아닌 기존 서비스에 AI를 결합하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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