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식저장용기 알루미늄 합금강도 저하원인 규명
- 1만 시간 가속 시험으로 장기 성능 변화 예측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사용후핵연료 저장용기 내부 소재가 수십 년 뒤 얼마나 약해질지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은 원자력안전연구단 이준호 선임연구원과 부산대학교 반치범 교수 공동연구팀이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용기 내부 알루미늄 합금의 장기 열화 원인을 규명하고, 수십 년 뒤 재료의 성능 변화를 예측하는 평가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원자로에서 사용을 마친 사용후핵연료는 최종 처분 전까지 장기간 안전하게 관리해야 한다. 건식중간저장은 사용후핵연료를 특수 용기에 넣고 물을 사용하지 않은 채 잔열을 제거하며 보관하는 방식이다.
저장용기 내부에는 사용후핵연료를 지지하고 일정한 배열을 유지하는 바스켓 레일과 심(shim) 등의 구조물이 사용된다. 이들 부품은 장기간 열에 노출되지만 연료 장전 이후에는 직접 검사하거나 교체하기 어려워 재료의 장기 성능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부 구조재료로 사용되는 6061-T651 알루미늄 합금은 가볍고 열전도성이 뛰어나지만, 고온에 장기간 노출되면 강도와 경도가 떨어질 수 있다. 재료를 단단하게 만드는 나노 크기의 석출물이 커지고 서로 멀어지는 ‘과시효’ 현상 때문이다.
연구팀은 알루미늄 합금을 150~240℃에서 최대 1만 시간 동안 열에 노출하는 가속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합금 내부의 나노 크기 석출물이 커지고 석출물 사이 간격이 넓어지면서 강화 효과가 감소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이러한 미세조직 변화가 실제 강도와 경도 저하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특히 연구팀은 서로 다른 온도와 시간에서도 유사한 열화 상태가 나타나는 ‘시간-온도 등가관계’를 도출했다. 이를 통해 짧은 기간의 고온 가속시험 결과를 실제 장기 저장환경에서 발생하는 재료 변화와 연결하는 예측 방법을 제시했다.
수십 년에 걸친 실제 저장시험을 기다리지 않고도 장기간 사용에 따른 내부 구조재료의 물성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이번 성과는 향후 국내 사용후핵연료 건식중간저장시설 도입 과정에서 저장용기 내부 소재의 장기 안전성을 평가하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재료의 노후화에 따른 성능 변화를 분석·관리하는 시간제한경년열화분석(TLAA)과 경년열화관리프로그램(AMP)의 기초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이준호 선임연구원은 “사용후핵연료를 오랫동안 안전하게 저장하려면 내부 부품의 초기 성능뿐 아니라 시간이 흐르면서 재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나노 수준의 변화가 실제 강도 저하로 이어지는 원리를 밝히고 수십 년 뒤 성능 변화까지 예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인터내셔널 저널 오브 에너지 리서치’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