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스크의 귀환만으로는 아쉬운 테슬라…분수령에 놓인 성장률 0.9% 회사 [투자뉴스 뒤풀이]
2021년 3월 CFA 리서치에서 흥미로운 보고서가 하나 나왔습니다. 무형 자본(intangible capital)이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의 회계 기준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장부가치(book value) 중요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입니다. 즉 기업들이 연구개발, 브랜드 가치, 조직 운영 등에 더 많은 돈을 쏟아붓고 이것이 기업의 성과로 이어지고 있지만 회계기준은 이러한 무형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단 것이죠. 이로 인해 PER 같은 전통적 가치투자 지표의 신뢰도가 약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해당 보고서 제목은 ‘Equity Investing in the Age of Intangibles’(Amitabh Dugar & Jacob Pozharny)입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한번 찾아보셔도 좋을 것입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이들 가치는 여전히 수치화보다는 내러티브 영역에 머물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는 역설적으
2025.04.27 09:00잘못 물리면 수익 다 내버려야 하는 레버리지 투자…레버리지는 ‘장투’가 안돼요 [투자뉴스 뒤풀이]
국내외 증시가 정말 널을 뛰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S&P500 지수는 하루에 6% 떨어지더니 며칠 뒤 9% 이상 오르기도 합니다. 국내 증시도, 변동폭은 미국 시장보단 작지만 예전에 비하면 진폭이 큽니다. 이 과정에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쉽게 접하는 유혹이 레버리지 투자입니다. ETF 투자가 보편화하면서 ETF를 활용한 레버리지 상품 투자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습니다. 기초자산의 2배는 물론 3배를 추종하는 상품도 많습니다. 특히 국내 레버리지 투자는 기본예탁금 1000만원 보유에 온라인 사전 교육까지 받아야하는 것과 달리 미국 상장 레버리지 ETF는 아무 제한이 없어 국내투자자들이 더 애용합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종목을 보면 상위 10개 가운데 레버리지 ETF가 4개나 됩니다. 손실을 단기에 만회하겠단 생각에 레버리지 ETF 투자에 적극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방향성을 보고 투자하는 지수 기반 ETF와 달리 레버리지
2025.04.20 08:30성심당이 뚜레쥬르보다 더 많이 벌었다? 그럴리가요…의미 없는 비교는 이제 그만 [투자뉴스 뒤풀이]
지난주 몇몇 언론에서 대전 유명 빵집 ‘성심당’이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 ‘뚜레쥬르’보다 영업이익이 많다는 소식이 화제였습니다. 이를 두고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다는 식의 기사와 댓글이 잇따랐습니다. 성심당 매장은 16개, 뚜레쥬르는 2023년 공정거래위원회 자료 기준 1300개가 넘으니, 이런 비유가 틀린 말은 아닌 듯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봐도 뭔가 이상합니다. 그리고 확인을 해보니 정말 말이 안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의미가 없는 비교입니다. 이렇게 생각해보죠. 쇼트트랙과 스피드스케이팅 모두 빙판 위에서 누가 더 빠른지 겨루는 스포츠입니다.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남자 500미터 스피드스케이팅 금메달은 34.32초였습니다. 같은 대회 500미터 쇼트트랙 남자 금메달 기록은 40.526초였습니다. 이걸 두고 ‘스피드스케이팅이 쇼트트랙보다 빠르다’라고 하면 될까요? 똑같이 빙판 위를 달리니깐, 기록 숫자가 있으니 그렇다고 우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
2025.04.13 09:00삼성바이오로직스 2분기 수익성 떨어질 것이라는데…오히려 좋아? [투자뉴스 뒤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시간으로 3일 새벽 예상보다 강한 상호관세를 발표한 뒤 당일 한국 증시가 크게 출렁였습니다. 시가총액 대형주 대부분이 하락했는데, 그 와중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나 크게 올랐습니다. 일단 큰 이유는 바이오 업종이 ‘트럼프 관세’에 제외된 덕분이 큽니다. 국·내외 시장을 뒤흔드는 가장 큰 악재에서 한발 벗어나 있다는 것만으로도 투자자들은 눈길을 준 것이죠. 그런데 이건 ‘떨어질 이유가 없는 것’은 맞지만 ‘오를 이유’라고 볼 순 없습니다. 주가가 오르려면 뭔가가 더 필요하죠. 마침 같은 날 증권사 보고서가 줄줄이 나왔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매출 성장을 밝게 보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IR이 아주 절묘했습니다. 평소라면 주가가 6%나 뛸만큼 눈에 띌만한 내용들은 아닙니다. 하지만 시장이 곤두박질칠 때 ‘떨어질 이유’가 없는 종목에서 성장 기대가 포착되니 주가가 치솟았습니다. 이번 ‘투자뉴스 뒤풀이’에서는 애널리스트
2025.04.06 10:00‘K-바이오’라 불러도 손색 없는 기술력부터 ‘빵 팔아 연명’까지…극과 극 바이오株, 꼭 이걸 보세요 [투자뉴스 뒤풀이]
기자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을 꼽으라면 단연 ‘좋은 정보 좀 없어?’입니다. 하루 종일 증시를 보고, 분석 보고서를 읽고, 두루 전문가를 만나는 게 기자의 일이다보니 단숨에 상한가를 칠 대박 정보 하나쯤은 숨겨 두고 있지 않겠냐는 지레짐작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그런 ‘정보’ 혹은 ‘정보력’에 의지해 투자하는 게 제약·바이오주입니다. 대박 신약이 나올거라던데, 미국 무슨 기관에서 인정을 받았다더라 등 별별 소문에 주가가 요동을 칩니다. 그런데 ‘정보’의 탈을 쓴 그런 뜬소문은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요? 출처를 알 수 없는 정보에 ‘한탕’을 노리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 또 있을까요? 더군다나 진짜로 남보다 한 발 앞선 정보라면 미공개 내부정보일 가능성이 높고, 그걸 이용하는 건 불법입니다. 안타깝지만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제약·바이오주는 그런 투자가 당연시됐습니다. 일단 제약·바이오 업종은 일반 투자자가 이해하기에 너무 어렵습니다.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약도 무슨 약인지 모
2025.03.30 11:59엔비디아와 함께 눈부셨던 SK하이닉스, 그런데 엔비디아 없어도 사상 최대 실적…2024년 사업보고서 대해부 [투자뉴스 뒤풀이]
지난해 우리 증시의 주인공은 SK하이닉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특히 작년 상반기는 확실히 SK하이닉스의 시대였습니다. SK하이닉스의 2024년 사업보고서가 최근 공개됐습니다. 비록 지난 2018년 기록했던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률(51.5%)보단 낮지만, 66조원이 넘는 매출 규모와 그렇게 막대한 매출에도 35.5%를 기록한 수익성은 놀라울 따름입니다. 물론 시장은 이미 SK하이닉스의 성과를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사업보고서가 쓸모 없는 과거의 숫자들은 아닙니다. 왜 이런 실적이 나왔는지, 과거엔 어땠는지 등 사업보고서에 공개된 숫자들을 분석해 보면 내일은 어찌될지 조금은 더 제대로 예측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정비를 지렛대로 한 레버리지 효과 극대화 = 가장 먼저 매출부터 보죠. 2023년 32조7657억원에서 1년 새 66조193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그런데 그에 대응하는 비용인 매출원가는 3.2%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는 반도체 업종 자체의 특성 덕분입니다
2025.03.23 08:00조선과 건설, 같은 수주산업인데 분위기는 정반대…‘수주의 質’을 보여주는 이것 [투자뉴스 뒤풀이]
조선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지난해부터 계속해서 뜨겁습니다. 한때 중국에 밀려 사향산업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지만 한국 경제를 순항시킬 원동력으로 다시 대접받고 있습니다. 반면 건설업종은 여전히 한겨울입니다. 부동산 광풍을 타고 덩달아 주목을 받던 시기가 불과 몇 년 전인데 이토록 춥습니다. 조선과 건설업종의 주가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는 수주입니다. 둘 다 일감을 많이 따와야 돈을 벌테니 당연한 것이죠. 조선사들의 수주 소식은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니 잘 되고 있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습니다. 주가도 그에 따라 반응했습니다. 건설사들도 수주만 놓고 보면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GS건설은 지난해 사상 최대 수주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죠. 그런데 어째서 두 업종의 온도차는 이렇게 극과 극일까요. 이번 ‘투자뉴스 뒤풀이’는 조선과 건설이라는 수주 업종의 회계처리 원리를 살펴본 뒤, 똑같은 수주라도 시장의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를 알아보겠습니다. ▶매출과 비용의 순서과 다른 수주
2025.02.23 09:00고점 대비 반토막 난 LG엔솔, 여전히 ‘비싸다’는 이유…PER은 이렇게도 씁니다 [투자뉴스 뒤풀이]
4분기 실적 시즌이 거의 막바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워낙 대내외적으로 일들이 많다보니 상대적으로 실적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특히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은 업황 부진에 따라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고 실적 역시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많은 증권사들이 바닥이라고 하면서 하반기엔 나아질 것이라고 보고서를 냈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 하나 눈길을 끈 리포트가 있었는데요, 하나증권 김현수 연구원의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김 연구원은 ‘가격 부담’을 제목에 명시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는 2022년 11월 62만9000원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31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반토막이 났습니다. 이후 40만원까지 회복했지만 다시 하락하며 35만원 선을 왔다갔다하고 있죠. 반토막 난 주식 ‘가격’에 ‘부담’이란 표현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해당 리포트를 보면 “지난 18개월간의 주가 하락 불구, 여전히 12개월 선행 PER은 82배로 상장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지
2025.02.16 09:00삼성전자도 애플만큼 주주환원하라고?…‘그러다 다 죽어’ [투자뉴스 뒤풀이]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몇몇 온라인 공간에서 배당을 두고 아쉬움을 표하는 글들이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31일 4분기 실적발표를 하면서 공개한 배당은 보통주와 우선주 각 주당 363원입니다. 총액으로는 2조4540억원이 됩니다. 적은 금액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은 아쉬움을 표시합니다. 아시다시피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1년 간 지지부진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자본이득(Capital gain)이 시원찮으니 배당 같은 인컴(income)에서 만회하고 싶었을 겁니다. 특히 삼성전자와 곧잘 비교를 하는 미국 애플의 엄청난 주주환원(배당+자사주 매입)을 언급하면서 삼성전자가 좀더 적극적으로 배당을 하길 바라곤 합니다. 참고로 삼성전자는 배당을, 애플은 자사주 매입을 중심으로 주주환원을 하기 때문에 배당성향만 보면 삼성전자가 애플보다 높습니다. 사실 삼성전자와 애플을 단순 비교하는 건 맞지 않습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이 핵심입니다. 업종 분류도 삼성전자는 ‘IT-반도체
2025.02.08 07:00딥시크의 턱없이 낮은 개발비에 의심의 눈총을 보내는 이유…개발에 쓴 돈은 같아도 별명은 서너개 [투자뉴스 뒤풀이]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저는 긴 설 연휴 직전 겨울휴가까지 간 탓에 딥시크를 뒤늦게 확인해서 더 충격적입니다. 미국의 전유물인 줄만 알았던 AI 기술과 생태계에 중국이 드디어 존재감을 드러낸 일대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과거 소련의 스푸트니크에 비견하는 이유겠지요. 특히 딥시크가 충격적인 건 개발비입니다. 오픈AI가 GPT-4 훈련비용에 약 1억달러 정도 들었다고 밝힌데 비해 딥시크가 밝힌 AI모델 훈련 비용은 560만달러에 불과합니다. 미국 빅테크 사이에서 임원 1명 연봉으로 딥시크가 GPT 못지 않은 AI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자조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기업 이익이란 결국 가격(P-price)과 판매량(Q-qauntity) 그리고 비용(C-cost)의 싸움입니다. P와 Q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에서 기업이 제어할 수 있는 C가 이렇게 낮다면 이미 결판이 난 것이다 다름없습니다. 그런데 딥시크 발표 직후 미국 전문가들이 일제히 지적한
2025.02.01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