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지난달 중국이 육류 소비량을 약 50%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섭취 권장량 지침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20일(현지시간) 이 정책이 중국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비만을 해결하는 동시에 기후변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권고안은 육류 소비를 한 사람당 1일 기준 40~75g로 제한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육류 섭취 제한으로 ‘뚱뚱한 중국인’ 제동 건다=육류 소비 권고안을 따르는 인구가 늘어나면 중국의 비만 인구 증가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득 증가와 함께 빠르게 늘어난 육류 소비는 비만 인구 증가를 부추겼다.
중국인들은 전 세계 육류의 28%를 소비하고 있다. 1인 기준 연간 63㎏의 고기를 섭취하고 있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으면 2030년에는 1인당 섭취량이 30㎏ 더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새로운 권고안은 이를 연간 14~27㎏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인당 소비량이 미국이나 호주인들에 비해 여전히 적다고는 하지만 소비량 증가 ‘속도’가 문제다. 1982년 중국인들은 1인 평균 13㎏의 고기를 먹었다. 특히 소고기에는 ‘백만장자의 고기’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고속 성장을 구가한 가운데 고기가 흔해지면서 비만 인구도 함께 늘었다. 최근 영국 의학전문지 랜싯이 전 세계 성인 체중 보고서를 토대로 비만 지수(BMI)를 조사했더니 2014년 중국의 비만 인구는 남성 4320만명, 여성 4640만명 등 총 89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비만국이 됐다.
비만 인구 증가 속도도 유난히 빨랐다. 중국 비만 인구는 지난 1975년에 조사 대상 186개국 가운데 남성 60위, 여성 41위였는데 40여년 만에 세계 최대 비만 국가가 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번 권고안으로 비만 인구 증가세를 붙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탄소 배출량 감소 기대…기후변화 방지에도 도움=이번 지침에 따라 기후변화 방지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소비량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가축 사육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량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권고안이 지켜지면 중국 가축 사육 업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2030년 기준 예상치보다 10억t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앙 정부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리준펑 기후변화전략연구부장은 “이러한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로 가축 사육 업계도 변화를 겪고, 탄소 배출량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차탐 하우스도 파리 기후변화협정의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식이 습관의 변화가 필수적이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로 육류 소비 인구가 줄면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옥스포드 마틴 스쿨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채식 인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될 경우 온실가스 배출량을 3분의 2 가까이 줄일 수 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 방지를 지지하는 유명 인사들은 중국의 지침에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중국이 육류 소비를 줄이려고 하는 것은 공공의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탄소 배출량을 줄여 파리 기후변화협정 목표치 달성에 다가가는 발걸음”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