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한국은행이 6월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전격 인하하면서 금융통화위원회의 비둘기 색채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6월 금리 인하 이후 지난달까지 11개월동안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했기 때문이다. 총 7명의 금통위원 중 지난 4월 말 임명된 4명의 신임 금통위원들의 비둘기 성향이 이번 결정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9일 기준금리를 종전 1.50%에서 1.2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1.25%까지 낮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이달 기준금리가 동결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한국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일 채권시장 전문가 1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9.4%(79명)가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시장의 기대를 크게 밑돌면서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은 잦아들었지만 현지시간 14일부터 진행되는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에 앞서 금통위가 금리를 조정하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의견이 컸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금통위는 금리를 깜짝 인하했다. 이번 금리인하엔 신임 금통위원들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금통위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과 같은 통화신용정책을 심의ㆍ의결하는 기구다. 금리를 낮추자면 7명의 위원 가운데 5명 이상이 출석해 그 중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7명 가운데 한은 총재와 부총재를 뺀 나머지 5명의 외부 출신 위원이 어떤 성향이냐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 4월 새로 임명된 금통위원은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고승범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신인석 자본시장연구원장이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매파로 분류되지만 나머지 세 명은 친정부 비둘기파로 평가된다.
총 7명 중 매파는 당연직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장병화 부총재, 이일형 위원 등 3명인 반면, 신임 3명을 포함해 함준호 위원도 비둘기적 색채가 강하다.
신임 금통위원들은 지난 5월 첫 금통위에선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진영이 자리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비둘기 색채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일 공개된 5월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한 금통위원은 국내외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이번(5월)에는 아니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시장에서는 고승범 위원과 조동철 위원, 신인석 위원 금통위 정례회의 이전부터 비둘기파적 색채가 강했던 위원들 중 한명으로 지목으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