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다 행복할까? 돈이 많으면 행복해질까?’ 누구나 한번쯤 가져봤을 법한 의문이다.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지만, 소득과 사람이 느끼는 행복은 대체로 비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소득이 일정수준 이상이 되면 소득이 증가해도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다고 한다. 소위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이스털린이 25년간 30개 국가의 행복지수를 조사했는데, 방글라데시와 같은 가난한 국가의 행복지수가 미국 프랑스 같은 선진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의 경우 1950년대 후반 이후 최근까지 1인당 실질소득은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돈이 행복을 좌우하는 절대적 기준점이 아닌 것 만은 확실한 것 같다.

그럼 행복, 혹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돈을 비롯하여 일, 건강, 관계… 대략 이런 것이 아닐까? 그런데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지면서, 쉽게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것 중에 하나가 ‘시간’이다.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행복도는 크게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시간은 필수, 의무, 여가시간으로 나뉜다. 필수시간은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것과 같이 삶에서 필수적인데 사용되는 시간이다.

의무시간은 꼭 해야 하는 의무가 부여된, 일 공부 가족돌보기 등에 사용되는 시간이며, 교제 여가 봉사와 같이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하는 시간을 여가시간이라고 정의한다. 흔히 행복해지려면 여가시간을 늘리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최근에 여가시간만큼 필수시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즉, 양질의 필수시간이 늘어나야 풍요롭고 안정된 삶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필수시간에는 현대인들이 꼭 필요로 하는 충분한 수면시간, 여유로운 식사시간, 개인의 건강관리 시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제 25년전(1999년) 한국인의 필수시간은 10시간 9분이었는데, 2014년에는 10시간 57분으로 한 시간 가까이 늘어났다.

또한 저녁식사시간이 25년전과 비교할 때 18분정도 당겨져, 어느 정치인이 말했던 ‘저녁이 있는 삶’도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집에 머무르는 시간도 25년전과 비교할 때 30분이상 늘어나 좀 더 안정적인 삶의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다.

사실 시간을 우리 맘대로 늘리기란 쉽지 않다. 물리학에서는 시간여행의 가능성을 중력(重力, gravity)으로 설명하고 있다. 아인슈타인은 ‘중력은 시공간을 휘어지게 하여, 중력이 클수록 시간은 느리게 흐른다’고 주장하였다. 물리학을 인생살이에 똑같이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중력이 큰’ 일을 한다면 심리적 시간은 느리게 흐를 지도 모른다. 중력은 끌어당기는 힘이다.

결국 강한 중력, 끌어당기는 힘이 강한 일을 할 수 있다면 시간도 내 맘대로 조종가능한 것이 아닐까? 강한 몰입도, 열정, 사랑, 끌림 등이 강력한 중력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만약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통한다면 중력은 ‘질량의 곱에 비례’하므로, 어느 쪽이든 한쪽이라도 질량이 크면 중력은 커지게 된다. 즉, 행복한 나의 시간을 좀 더 천천히 흐르게 하려면, 내가 더 큰 행복의 질량을 가지면 된다. 관심을 더 가지고, 애정을 더 가지고, 내가 크면 클수록 모든 것이 내게 당겨져 오는 것이다.

또한 중력은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므로,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나 일과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중력은 줄어들고, 나의 행복한 시간은 그만큼 빨리 지나가 버린다. 내 인생에 가장 소중한 가족, 친구들을 가깝게 두자. 그리고 자주 만나고 아껴줘야 한다. 쉽게 시간을 흘려 보내서는 안 된다. ‘나의 시간’을 만들고, ‘나의 시간’을 늘려야 한다. 그것이 내 인생에 행복한 시간을 늘리는 방법이다. 이윤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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