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화재로 악기를 잃은 팔순의 아코디언 연주가 심성락(80, 본명 심임섭)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에 후배 음악인들과 시민들이 힘을 싣고 있다.

심성락은 지난 4월 11일 서울 군자동 자택의 화재로 30년간 연주해왔던 유일한 아코디언을 잃었다. 당시 심성락은 같은달 30일 열린 공연 ‘라잇 나우 뮤직’에 서야하는 상황이었다. 공연을 총괄했던 최성철 페이퍼레코드 대표는 아코디언을 급하게 공수해 심성락에게 전달, 공연을 무사히 마쳤다.

이번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한 최성철 대표는 당시 이야기를 전하며 “군자동 전셋방이 완전히 전소된 상황에서도 젊은이들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하신 부분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당시 공연은 무사히 마쳤는데 우리가 뭔가 해드릴게 없을지 생각해보다 생명과도 같은 악기를 드리는 것이 악사로서의 남은 여생을 잘 마무리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해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소셜 펀딩 플랫폼 텀블벅(http://tumblbug.com/shimsungrak)에서 시작된 모금은 27일 오전 7시 현재 총 247명이 참여해 약 1483만원이 모였다. 6월 30일 자정까지 3000만 원을 목표로 진행된다. 현재 목표액(3000만원)의 49%를 달성했다.

초반 열기가 상당하다. 노악사 심성락의 사연과 모금 운동 관련 소식은 가수 이승철ㆍ조원선ㆍ루시드폴ㆍ조동희 등 후배 음악인들은 물론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SNS에 인증글을 남기며 동참을 유도하고 있다.

최성철 대표는 “기적이 이뤄지면 대중음악사 사상 최초로 현존하는 음악가를 위한 악기 헌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성락은 최 대표를 통해 이같은 소식을 전해듣고 “그런 기적이 일어나겠냐, 여러 사람에게 부담 주는 거 아니냐며 울먹울먹 했다”고 한다.

후원금의 90%는 심성락이 연주하던 아코디언(파올로 소프라니 5열식 이탈리아산) 구입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이 악기는 심성락이 1980년대 초반 330만원을 주고 구입했다. 현재엔 무려 2500만원에 달한다. 나머지 후원금은 심성락을 위해 도움을 준 시민들을 초대하는 공연장 대관, 후원자들에게 줄 기념 앨범, 헌정 아코디언 벨트에 후원자 이름 각인, 감사 카드 제작 등에 쓸 계획이다. 공연은 오는 7월 14일이다.

심성락은 한국 대중음악사를 이끈 연주가로 패티김, 이미자, 조용필, 이승철, 신승훈, 김건모 등의 앨범에 심성락의 아코디언 연주가 담겨있다. 그의 인생 자체가 한국의 대중음악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 등록된 그의 연주곡만 7000여 곡,음반 1000여 장에 달한다. 박정희ㆍ전두환ㆍ노태우 대통령이 주재한 행사에 오르간 연주를 해 ‘대통령의 악사’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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