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름 열심히 일했다” 부당수임 부인

- “가족, 의뢰인 나 때문에 상처”

- 뇌수술 받은 홍… 비교적 건강한 모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변호사로서 주말, 밤낮 가리지 않고 나름 열심히 일했다. 다소 불찰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

2011년 검찰을 떠난 지 5년 만에 피의자로 소환된 홍만표(57) 변호사는 친정에서 후배 검사들의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해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다.

뇌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홍 변호사는 예정 시각보다 10분 일찍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4분여간 취재진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답을 이어가던 홍 변호사는 ‘특수통’으로서 특수부에서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한 심정을 묻자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참담하다. 내가 근무했던 곳에서 피조사자로서 조사받게 됐는데 이루 말할 수 없다. 많은 심정이…”라며 말을 맺지 못했다.

1995년 서울지검 특수3부 소속이었던 당시 홍 검사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수사하던 대검 중수부에 합류하며 처음 이름을 알렸다. 이후 1997년 ‘한보그룹 비리’ 사건 수사에도 참여하며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김현철 씨를 구속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2001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부장으로 재직할 당시엔 ‘이용호 게이트’, ‘진승현 게이트’ 등 대형 비리사건을 연이어 수사하며 다시 한번 능력을 과시했다.

이밖에도 ‘한화그룹의 대한생명 인수비리’, ‘박연차 게이트’ 같은 굵직한 사건을 맡아 정부 실세와 재벌 총수를 소환하는 등 칼을 휘둘렀다.

그러나 최근 한 달간 제기된 수많은 의혹들이 특수통 출신의 변호사인 그를 괴롭혔다. 홍 변호사는 이날 “내가 감당할 부분은 감당하겠다. 다만 사건 의뢰인이나 가족들이 나로 인해 많은 상처 입었다”며 언론과 검찰에 대한 섭섭한 심경도 숨기지 않았다.

퇴임 이후 변호사로서 각종 사건들을 ‘싹쓸이’한 것에 대해서도 부인하지 않았다. 홍 변호사는 “나름 열심히 일했다”며 당당한 모습이었다.

자신을 검찰로 불러 세운 계기가 된 ‘정운호 도박사건’과 관련해 홍 변호사는 “영향력 행사 전혀 없었다. 오히려 영향력 행사 안 하려 몇 명의 변호사와 협업했다”며 “나름 변호사로서 정해진 변론 범위 내에서 열심히 일했다”고 밝혔다.

홍 변호사는 지난 2014년과 2015년 해외 원정도박 혐의를 받던 정 대표의 검ㆍ경 수사단계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혐의를 덜어줬다는 의혹에 휩싸이며 법조계에 또다시 전관예우 논란을 불러왔다.

부동산업체 A사를 세우고 수임료를 탈세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도 그는 “검찰에서 충분히 소명하겠다”는 짧은 답변만 남기고 서둘러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