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기업의 부채도 심각한 상황이다. 대기업들이 진 대출의 4%가량은 3개월 이상 연체되고 있는 부실채권이며, 그나마도 은행들이 충당금 부담에 따라 느슨한 잣대를 적용한 결과라 숨겨진 부실채권까지 합치면 예측을 하는게 두려워질 정도라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대기업들이 금융권에서 빌린 돈은 모두 436조7830억원으로, 이 중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 여신은 17조 6945억원(4.05%)수준으로 집계된다. 특히 대기업의 이런 부실채권은 지난해 한해만도 무려 7조3312억원이나 늘었다. 전체 부실채권의 40% 정도가 지난 한해동안 발생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부실채권의 규모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이며 연간 증가폭 역시 최대였다.
기업대출 전체로 보면 지난 2015년 3분기 국제결제은행(BIS)가 집계한 한국의 GDP대비 기업부채의 비율은 106%수준으로, 가계부채(87.2%)보다 더 많았다.
대기업 대출의 연체율도 크게 올라가고 있다. 농협은행의 작년 대기업 연체율은 2014년 대비 1.06%포인트, 신한은행은 0.55%포인트 높아져 금융위기 후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우리은행의 대기업 연체율도 0.28%포인트 오르며 다시 1%대로 올라섰다. 대기업을 포함한 KEB하나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도 전년보다 0.27%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은행들은 부실채권을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지만, 이 돈이 부담돼 느슨한 잣대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숨겨진 부실채권들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대지 못한 ‘한계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여신은 KB국민은행을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기관에서 ‘정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대우조선의 선수금 환급 예상금액(RG)까지 포함한 총 차입금은 24조3911억여원 수준이다.
한 채권은행 관계자는 “좀비기업이라지만 대우조선해양은 은행 이자를 정상적으로 내는 데다가 주채권은행이 ‘정상’으로 분류하고 있기에 우리만 낮출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조선ㆍ해운사에 시행된 대출금을 부실 대출로 분류할 경우 은행이 추가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8조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ㆍ한진중공업ㆍ현대상선ㆍ한진해운ㆍ창명해운 등 5개사 여신 등급을 ‘고정이하’나 ‘회수의문’으로 재분류하면 은행의 추가 충당금 규모는 3조∼7조9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조선과 해운업종 여신까지 합치면 특수은행이 추가 적립해야 하는 충당금 규모는 3조9000억∼ 늘어난다. 시중은행은 2조∼2조5000억원을 추가로 쌓아야 한다. 국책은행 자본확충 TF에서 확충해야 할 자본의 규모를 최대 10조까지로 추정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RG를 포함한 조선산업의 전체 여신규모는 78조7756억원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