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최근 총기 휴대가 전면 확대된 미국의 조지아주에서 이혼 소송에 앙심을 품은 남편이 여검사인 아내를 피격한 사건이 발생해 미국 전역이 충격에 빠졌다.

27일(현지시간) 조지아주 풀턴카운티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틀 전 애틀랜타 시내 주택가에서 에이프럴 매코넬 검사와 한 남성이 차량 안에서 총탄세례를 받았다. 맥코넬 검사는 미국 사상 최악의 성적조작 비리를 파헤쳐 일약 스타덤에 오른 여성 검사다.

매코넬 검사는 가슴에 두 발 이상을 맞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며, 하루 뒤 의식을 되찾았으나 여전히 위중한 상태다.

범인은 사건 현장 주변에 숨어있다가 두 사람이 차에 올라타는 순간 총을 쏴 유리창 문을 박살 낸 뒤 총을 난사하고 달아났다.

피해 차량에 동승한 남성도 얼굴에 총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건 발생 몇 시간 뒤 인근 묘지 연못에서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피해 검사의 남편 트레너드 매코넬의 시신과 권총 1자루가 발견됐다.

경찰은 매코넬 검사가 최근 이혼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을 확인하고 남편인 트레너드가 이혼 소송에 앙심을 품고 범행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매코넬 검사는 교육감을 비롯해 수백명의 교사가 연루된 애틀랜타 교육구의 시험성적 조작 사건을 수사한 인물로, 애틀랜타와 북부 위성도시를 관할 지역으로 하는 풀턴카운티 검찰에서 근무하고 있다.

검사가 총기 피해를 당한 이번 사건은 특히 총기규제를 크게 완화한 총기휴대법안이 공화당 소속 네이선 딜 주지사 서명을 받아 공포된 다음날 발생해 정치 쟁점으로 비화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인 롭 피츠 풀턴카운티 커미셔너는 “이번의 끔찍한 사건은 총기휴대법 같은 공공정책을 시행할 때 좀 더 많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일깨워주고있다”며 공화당을 비난했다.

공화당이 주도한 문제의 법안은 총기면허 발급 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대폭 낮추는 한편 총기휴대 허용 장소를 술집, 교회, 공항, 학교, 관공서로 확대하는 내용이다.

공화당 소속인 네이선 딜 조지아 주지사는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하원법안 60호(HB 60)에 지난 23일 서명했다.

법안은 오는 7월1일부터 시행된다. 법안은 총기휴대 장소에 관한 규제를 사실상철폐, 술집, 교회, 학교, 관청에서도 총기면허를 받은 사람이 총을 몸에 지닐 수 있도록 했다.

법 시행으로 가장 비상이 걸린 곳은 전 세계에서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애틀랜타 국제공항이다.

주차장, 상가, 무빙워크 등 보안검색대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총기 휴대가 가능해진 탓이다.

더구나 애틀랜타공항은 검색대에서 총기 적발로 구속되는 사람이 미국에서 가장많은 곳이어서 보안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왁자지껄한 술집은 말할 것도 없고 종교단체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교회당 안에서 총기를 지니려면 사제, 목사와 같은 시설 관리 책임자가 허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긴 했지만, 종교계에선 총기소지 사실을 성직자에게 신고할 신도가 과연 몇이나 되겠느냐고 회의감을 드러내고 있다.

총 차고 예배볼 수 있도록 법을 바꾼 것은 근래 들어 현지 교회에서 총격전이 자주 일어나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총기권리 확대론자들은 이같이 강조하고, 이번 규제 완화로 교회 신도들이 훨씬더 편안한 분위기에서 기도할 수 있게 됐다며 반색하고 있다.

총기소지 허용 연령을 분별력이 약한 10대로 낮춘 것도 논란거리다.

조지아주는 이번에 군인에 한해 총기를 구입하고 공공장소에서 휴대할 수 있는 연령을 21세에서 18세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공화당은 주지사와 의원이 일하는 의회 의사당 내에서는 총기소지를 금지하는 예외를 둬 “이중성의 극치”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잇단 총기참사로 총기규제론이 확산하는 가운데 공화당과 딜 주지사가 모험을 감행한 것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핵심 지지세력이자 돈줄인 전미총기협회(NRA)와 강경 보수파의 눈치를 본 것으로 풀이된다.

조지아주 공화당은 지난 1월 전 세계에 조롱거리가 된 애틀랜타 눈사태 여파로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여론이 크게 일면서 권력을 민주당에 내줄지 모른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딜 주지사의 지지율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손자인 제이슨카터에게 뒤지는 가운데 공화당에서 누가 연방상원의원 후보로 나서더라도 샘 넌 전상원 군사위원장의 딸인 미셸 넌 민주당 후보에게 완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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