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북한이 36년 만에 개최한 제7차 노동당대회에 대규모 외신 기자들을 불러놓고 정작 대회장 취재 등은 허용하지 않으면서 외신 기자들이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외신을 종합하면 당대회 취재를 위해 북한에 들어간 외신 기자들은 1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개막일인 6일 북한 주요 인사를 접촉하는 것은 물론 대회가 열리는 4.25문화회관에 들어가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외신 기자들은 4.25문화회관의 길 건너편에서 대표자들이 입장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이어 평양의 전선공장을 둘러보는 등 당대회와는 관계가 없는 일정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취재가 두 번째라는 미국 LA타임스의 베이징 주재 줄리 매티넌 기자는 이런 부조리한 상황을 꼬집어 “소설 ‘고도를 기다리며’의 현실판 같았다”고 비판했다. AFP통신 역시 당대회 내부 보도가 아닌 평양의 산부인과 견학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통신 기자는 2년 전과 달리 평양 거리에 중국산 전동 자전거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풍경을 보도했다.
북한이 이처럼 외신 기자들의 취재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지만 이들을 통해 쏠쏠한 돈벌이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평양 현지에서 SNS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외신기자를 인용, 북한이 외신기자들에게 30유로를 받고 기자 신분을 나타내는 완장을 배포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100여명의 취재진으로부터 비자 비용에 완장 비용까지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린 셈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기자는 이 완장을 분실하거나 훼손할 경우 벌금으로 50유로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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