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인들 방송서 ‘자숙모드’ 가동 딜레마 탁재훈 옛날개그 통했지만 ‘진정성’ 과제 이수근 초반 눈치 탓 부진 겪기도 기존캐릭터 기초 차별화된 웃음개발 절실
물의를 일으켰던 연예인의 복귀결과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 성공 케이스도 있고 실패 케이스도 있다. 과거처럼 복귀한다고 대부분 다 성공하는 건 아니다. 그 원인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최근 복귀한 탁재훈의 성적표는 그리 나쁘지 않다. 3년이 지났으니 복귀할만도 하다는 의견과 아직 보기가 어색하다는 식으로 반응이 나눠진다. 하지만 탁재훈은 웃음 하나는 그런대로 잘 보여줬다. 복귀무대에서 주눅이 들어 웃음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전례가 많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았다는 얘기다.
복귀 출발이 나쁘지 않은 탁재훈의 과제는 스튜디오에서 말만 잘 하는 모습에서 몸까지 따라가 진정성을 입증시키는 일이다. 말을 뺀질거리며 잘하는 탁재훈의 옛날개그는 먹히는 부분이 분명 있다. 앞으로 그의 진심만 보강하면 복귀가 의외로 쉽게 이뤄질 수 있다.
복귀 기회가 주어졌을때 그 기회를 살리느냐, 못살리느냐는 본인에게 달려있다. 결과적으로 볼 때 김구라는 그 기회를 잘 살린 거고, 노홍철과 김용만은 그 부분이 아직 잘 안보인다.
자숙후에 복귀하면 어쩔 수 없이 공백기가 존재하게 된다. 그렇다면 복귀후 선보이는 예능은 이전 것과 같은 것이어야 할까? 아니면 달라져야 할까? 이것도 한가지 기준이 있는 게 아니라 케이스 바이 케이스다.
노홍철의 경우 과거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면 복귀의 반은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아직 과거 ‘무한도전’에서 선보였던 사기꾼 캐릭터가 잘 안보인다. 김구라는 예전의 자신 모습을 잘 살려 성공한 후 이제는 ‘관리’까지 하는 여유도 보이고 있다.
김용만은 새로운 게 잘 안보인다. 옛날개그 느낌이다. 휴지기동안 예능환경이 많이 변했듯이, 김용만도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강호동도 자숙기간인 1년 공백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꽤 오랜 기간 실험을 거쳤다. 하지만 최근들어 인터넷, 모바일에 적응하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옛날진행이라고 구박받으면서도 ‘안 변하는 놈’이라는 캐릭터가 형성되면서 오히려 새로운 이미지가 어필되고 있다.
예능인의 복귀 사례에서 발견되는 한가지 공통점은 방송에 나와서도 여전히 사과, 자숙, 속죄 모드를 가동시켜야 하는 점이다. 복귀 예능인의 딜레마다. 이 점은 배우들과 확연히 다른 점이다.
물의를 일으킨 연기자는 작품에서 하차해 있는 시점과 복귀가 잘 구분돼 있다.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에 빙의되면 된다. 이병헌이 영화 ‘내부자들’에 출연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물의를 일으켰던 예능인들은 웃음의 수위 조절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과감하게 지르지를 못한다. 이수근은 ‘아는 형님’과 ‘신서유기1’에서 꽤 오랫동안 눈치를 봤다.
예능인은 TV에서 무조건 웃겨야 한다. TV에서는 웃겨야 살고, 실생활에서는 올바른 인간으로 살면 된다. 이게 가장 바람직한데, 노홍철은 이게 거꾸로 된 느낌이다. 노홍철은 ‘무한도전’에서 보여준 사기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나올 때쯤에라야 완전한 재기가 이뤄질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이들 예능인들은 복귀해서 계속 활동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복귀 과정’중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탁재훈은 ‘라디오스타’의 때이른 출연으로 욕을 먹기도 했지만, 대신 웃음 능력 하나는 보여주었다. 욕을 먹더라도 확실히 웃겨야 한다. 이게 복귀하고도 감이 떨어졌다거나, 안웃긴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결론은 자숙후 복귀하면, 무조건 웃겨야 하며, 자신의 차별화된 기존 캐릭터를 기초로 하되, 대중이 원하는 예능 스타일이 무엇인지, 새로운 예능 방향이 무엇인지를 접목해 추가해나가야 한다. 복귀만 하면 되겠지 하는 것은 안일한 발상이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대중들이 용서해주기 어려운 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복귀 전략은 과감해서는(?) 안된다. 성매매나 군대 관련 범죄 등은 국민정서상 용납이 쉽지 않다. 대중들의 눈에 덜 띄도록 최대한 노출을 자제한 채 활동하는 수밖에 없다. 미성년자 성매수 전력이 있는 가수 이수가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결국 하차한 것도 7년이 지났지만 대중의 용서가 쉽지 않음을 의미한다. 대중들이 불편해할만한 자리에 캐스팅돼, 복귀 역풍을 맞으면 오히려 원점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
wp@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