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회계 업무 봐온 주진환 공인회계사 인터뷰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아르바이트를 쓰더라도 돈이 나간 것에 대한 신고는 제대로 해야 합니다.”

비영리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수년째 해 온 공인회계사 주진환(44ㆍ사진) 씨는 시민단체의 주먹구구식 회계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주 씨는 “어버이연합-전경련 사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는 잘 몰라 각 단체의 성격에 대한 논란은 차치하더라도, 납세 의무가 덜 하다는 이유로 감시받지 않았던 시민단체의 현실이 이런 논란을 낳게 됐다고 본다”고 했다.

비영리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수년째 해 온 주진환 공인회계사는 시민단체의 주먹구구식 회계를개선할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비영리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수년째 해 온 주진환 공인회계사는 시민단체의 주먹구구식 회계를개선할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주 씨는 2008년 노동부(현 고용노동부)와 함께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맡으면서 이들의 장부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각종 지원금을 받는 시민단체들이 계획서대로 지원금을 쓰고 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식이다.

장부들은 엉망이었다. 통장과 액수에 차이가 났고, 돈이 어디로 빠져나가는지 증명을 하지 못했다. 설사 증명을 한다고 해도 수백만원씩 뭉텅이 돈이 나간 것에 대한 간이영수증 뿐이었다.

주 씨는 “현장에서 가장 흔한 문제는 ‘지출 신고의 의무’와 ‘세금 납부의 의무’를 혼동하는 것”이라며 “세법상 간이영수증은 3만원 이상 허락되지 않는 만큼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조직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일이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이러한 기록은 각 단체가 갖고 있는 장부상 지출에 대한 증명은 될 수 있어도, 엄밀히 따져 세무상 경비 증빙은 아닌데 사람들은 이것을 무시한다”고 했다.

주 씨는 “지난번 탤런트 클라라 협박 논란이 있었던 일광그룹 이규태 회장 사건도 이와 유사한 사례다”고 했다.

무기중개 사업을 하는 이 회장은 러시아 측으로부터 받은 수수료 46억원을 미국 계좌에 보관하고 있었다. 이 회장은 이 돈을 기부금 형식으로 서울 삼선동의 한 종교단체에 기부했다. 그리고 이 단체는 빌린 돈을 갚았다며 이 회장에게 송금했다. 이 회장이 받은 돈은 일광그룹의 수익으로 잡히지 않아 법인세 탈루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주 씨는 “기부금 명목으로 받아놓고 몰래 뒤로 돌려주거나 다른 계좌로 빼돌리는 식으로까지 악용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대책은 없을까. 주 씨는 정부나 이익단체를 막론하고 비영리 시민단체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강조했다.

주 씨는 “설립은 쉽고 자립할 역량은 부족한 비영리단체의 현실에서 보조금이 필요한 것이 어느정도 현실”이라며 “적어도 보조금을 지급한 단체들에 대한 회계 감사는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간이 영수증 발급을 못하게 하고, 단체의 공식적인 통장을 정해 수입ㆍ지출은 모두 이 통장에서만 이뤄지게 하는 식”이라며 “실제 활동하는 내역에 대한 검증도 물론 충분히 해야 한다”고 했다.

jin1@heraldcorp.com

<사진설명>비영리 시민단체의 회계 평가 업무를 수년째 해 온 주진환 공인회계사는 “시민단체의 주먹구구식 회계를개선할 시대가 됐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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