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개혁委·유관단체 의견 조율
규제개혁委·유관단체 의견 조율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위원회가 담뱃갑 경고그림에 대해 22일 회의를 열고 유관 단체들로부터 찬반 양론을 수렴키로 하면서 경고그림 수위를 놓고 막판 조율에 나선 분위기다.
담배를 둘러싸고 보건복지부와 기획재정부가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엔 이해가 갈리는 담배 관련 협회와 단체까지 회의에 참석시킴으로써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치겠다는 것이 규제개혁위의 방침이어서 그 결론이 시선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담뱃갑 경고그림과 관련한 그동안의 찬반 핵심 쟁점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경고그림 혐오도…“과장 되고 높다” vs “외국보다 덜하다”=복지부는 지난해 9월 담뱃갑 경고그림 삽입, 경고 문구 면적 확대(30%→50%), 담배 성분 공개 등의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냈다. 캐나다, 브라질, 대만, 태국 등 80개국이 담뱃갑 경고그림을 시행하고 있으며, 경고그림 부착 이후 성인흡연율이 하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후 복지부는 지난달 31일 담뱃갑 경고 그림 시안(試案) 10종을 공개했다. 각종 암 부위를 담거나 흡연으로 인한 폐해들을 묘사한 그림들이다.
담뱃갑 경고 그림이 공개되자 그림이 지나치게 혐오스럽다는 의견이 일부에서 대두됐다. 한국담배판매인회 측은 “목에 큰 구멍이 나있는 후두암 환자, 폐 부위에 핏빛이 그대로 묘사된 폐암 환자 등 그 혐오수위가 높다”고 반발했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 편의점주를 포함한 담배판매인회의 목소리를 듣고, 또 복지부와 금연협회 측 관계자도 회의에 참석해 반론을 편다.
정부가 담뱃갑 경고그림에 대한 찬반 양론을 한 자리에서 회의를 통해 수렴하는 것은 처음이다. 담뱃갑 경고그림의 수위가 낮아질 지 결과가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보건복지부는 담뱃갑 경고 그림 시안(試案) 10종을 공개했다. 시안은 폐암, 후두암, 구강암, 심장질환, 뇌졸중 등 질병 부위를 담은 5종과 질병 부위를 담지는 않았지만 간접흡연, 조기 사망, 피부노화, 임산부 흡연, 성기능 장애 등을 주제로 한 5종이다.
복지부는 오는 6월 23일까지 10개 이하의 경고 그림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국내 담배 제조사와 수입사들은 올해 말부터 확정된 경고 그림을 자사 제품에 사용해야 한다.
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160421
이러한 혐오도 지적에 대해 복지부 측은 “외국의 경고 그림 보다는 덜 혐오스럽고 성인과 청소년 189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후 한국금연운동협회 측은 “경고그림은 더 적나라한 사진까지 있으면 좋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고, 애연가 커뮤니티 ‘아이러브스모킹’ 측은 자체 설문조사까지 진행하며 “미국에 비해 그 혐오도가 높다”고 주장하면서 설전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림 위치도 논란…“판매대에서 안보이게 내려야”=복지부가 발표한 경고그림은 담뱃갑의 상단에 위치한다. 30%를 넘는 크기로 배치해야 하며, 담배 판매인이 이러한 경고 그림을 가리는 행위 역시 금지된다.
이에 대해 편의점주를 포함한 담배 소매상들은 “영업에 대한 자율성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담배판매인회 우제세 회장은 “편의점이 이제는 식사를 해결하는 식당이자, 커피를 한잔 하는 카페인데, 혐오스러운 경고그림을 계산대에서 보이게 하는 것은 영업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손님 입장에서도 불쾌한 일”이라고했다.
하지만 금연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은 경고그림의 상단 위치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한다. 대한금연학회 조홍준 회장은 “경고그림이 효과를 내려면 담뱃갑 상단에 위치해야 한다”며 “세계보건기구의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에서도 그렇게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담뱃갑을 열어 담배를 꺼내는 상단이 가독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규제개혁위원회 관계자는 “경고그림 시안은 공개됐지만 고시를 통해 결정될 것인 만큼 정책 목적과 기업이나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하겠다”고 했다. 또다른 규제개혁위 관계자는 “위원회 의견은 그날 정리가 되는데, 문서로 내부 보고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결과는 다음주 초 쯤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했다.
김진원 기자/
jin1@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