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중순 중간고사 일정 때문에 시간 없어” 대학생들 ‘한숨’ -사전투표한 학생들도 있어 대조…“투표할 마음 없어” 일침
[헤럴드경제=구민정ㆍ이원율 기자]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투표소 1만3837곳에서 일제히 투표가 시작됐다. 상당수 20ㆍ30대 유권자도 선거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서울 지역 대학들의 도서관에는 미처 투표를 하지 못한 젊은층이 눈에 띄었다. 대학생은 학업, 취업준비생은 취직 준비에 몰두한 탓이다.
국회의원 선거일은 대통령령에 의해 지정된 법정공휴일이다. 따라서 각 대학은 대부분 강의를 휴강했다. 투표 독려를 위한 취지였다.
그러나 이날 서울 주요 대학의 도서관 열람실은 시험 준비와 취업 공부를 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많은 학생들은 이달 중순께부터 시작하는 중간고사 때문에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고려대에 다니는 박소영(24ㆍ여) 씨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주소지가 고향 부산으로 등록돼 있는 박 씨는 “다음주 중간고사 때 5과목을 시험보는데 공부할 양이 많아 정신이 없어 투표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공무원을 목표로 공부 중인 진수정(26ㆍ여) 씨도 “지난 주말 공무원시험이 있어서 사전투표를 하지 못했다”며 “주소지가 경남 창원으로 돼 있지만 (시험 준비로)내려갈 상황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투표를)못한 것은 아쉽긴 한데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학생들에게 선거일은 코앞에 닥친 중간고사 대비를 위해 중요한 날이 돼 버렸다. 연세대에 재학중인 서모(22ㆍ여) 씨도 “투표를 하지 않고 도서관으로 향하는 길”이라고 했다. 서울 금천구에 살고 있다는 서 씨는 “시험이 당장 내일인데 투표하러 갈 시간이 없었다”며 “투표소가 그렇게 멀진 않지만 시험 등의 일정이 겹쳤다”며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더라도 투표권 행사는 어렵지 않았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많았다. 성균관대 도서관에서 취업 공부를 하는 노모(33) 씨는 “투표를 하자마자 학교 도서관으로 오는 길”이라며 “새벽 6시 정도에 투표를 시작하기에 크게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아무리 대학생들이 시험 기간이라 일정이 바빠도 투표를 못하는 건 투표시간 문제가 아니라 ‘투표를 하고자하는 마음’이 없어서”라고 지적했다. 성균관대 재학생 박재경(24) 씨도 “공부 등으로 바쁠 걸 예상해서 미리 오전8시 전에 혜화동 로타리에 있는 투표소에 방문해 투표했다”며 했다.
비교적 쉽게 바뀐 사전투표 절차 때문에 미리 투표를 하고 투표일에 공부에 전념하는 학생도 있었다. 고려대에 다니는 최성봉(21) 씨도 고향인 광주광역시가 주소지가 등록돼 있어 일찌감치 주말에 생애 첫 투표권을 행사했다. 최 씨는 “모든 수업이 휴강이지만 놀 수가 없다”면서도 “오늘 하루 시험 공부에 전념하기 위해 지난 토요일에 사전투표를 했는데 간편하게 ‘소중한 한 표’를 찍을 수 있어 좋았다”며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고려대에 재학 중인 이은정(24ㆍ여) 씨도 서울 성북구 고려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에 돗자리를 펴고 같은 교회 친구들과 자장면을 시켜 점심식사를 했다. 이 씨는 “친구들과 오늘 오전에 투표하고 학교에서 만나 점심 먹기로 해서 모였다”며 “모든 수업이 휴강이니깐 아침 일찍 모두 투표권도 행사하고 모처럼 함께 쉬기도 해서 좋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