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주 삼성전자 깜깜이 실적전망…투자자들, 시장 불신 증폭

[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 ‘깜짝 실적’을 낸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증권사들의 ‘깜깜이’ 실적 전망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투자 가이드가 돼야 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오히려 시장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영업이익)는 무려 1조원 가량 큰 오차를 보였다.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데다,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실제 실적과 이처럼 큰 오차를 보이자, 투자자들 사이에는 증권사의 실적 추정치를 믿을수 없다는 불신이 커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와 삼성전자의 실제 실적간의 차이를 말해주는 괴리율이 17.6%에 달한다.

금액으로는 무려 1조원의 차이가 나는 셈이다.

지난달 하순 24개 증권사는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을 5조1700억원으로 집계했으며, 실적 발표 바로 직전 이를 상향해 5조6000억원대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또한 실제 실적(6조 6000억원)과 비교해 큰 차이를 보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의 예상치 못한 실적에 당황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상당수 증권사들이 실적둔화 가능성을 근거로 투자의견이나 목표주가를 보수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에도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사들의 실적 추정치는 큰 오차를 보였다.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영업이익 추정치 평균은 6조 6000억원 수준으로 실제 발표된 실적 7조 3000억원과 10% 넘게 큰 차이가 났다.

한 애널리스트는 “예전에 비해 정보 접근이 크게 제한돼 있다”며 “삼성전자 같은 기업의 실적 전망 및 분석에는 많은 변수들이 존재해 정확히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면세점 사업자 진출 이후 증권 업계에서 장밋빛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던 하나투어의 경우 1년도 안돼 주가가 반토막이 났다.

향후 전망도 ‘극과 극’으로 갈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가늠이 안될 정도다.

증권사들이 매일같이 쏟아내는 보고서들은 정보 접근성이 취약한 개인투자자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한다.

개인이 1900개에 달하는 상장 종목 가운데 투자할만한 종목을 일일이 골라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각 기업의 실적 추정치는 주요한 투자지표인 만큼 증권사들이 엉터리로 전망치를 내놓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된다.

이럴때 일수록 전문가들이 중심을 잡고 전망 및 예측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의견을 정확하고, 자유롭게 제시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정보 접근을 좀 더 용이하게 해주고, 투자 환경도 바뀌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하나투어의 경우 자사 실적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기업탐방을 아예 못하도록 막겠다고 압박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증권업계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엉터리 실적 전망은 증권업계 불신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어, 기업 전망 및 예측에 좀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면서 “증권사들의 자정 노력 뿐 아니라 관련 기업이나 투자자들의 인식 전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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