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간의 시선이 좋지 못한 오너 중 한 명을 둔 기업 관계자가 기자에게 보낸 메시지입니다.
많은 의미가 담긴 문장입니다. 이 ‘거시기(?)’의 실체는 무엇일까요. 가장 큰 것 중 하나는 오너리스크입니다. 우두머리 한 명의 안하무인격 행동이 수백ㆍ수천 직원과 회사 전체를 곤경에 빠뜨렸단 뜻입니다.
또 있습니다. 오너들 개인곳간은 실적이 부진한 와중에도 줄지 않았단 점이죠. 이익이 절반 이상 깎여도 억대 연봉을 그대로 탔습니다. 어떤 곳은 오너가 최대주주인 가족 회사 현금배당을 크게 늘렸습니다. 경영진 급여가 회사 이익보다 많은 데도 있었습니다.
최근 한 달 간 이 오너들 연관검색어(5일 다음소프트 집계) 최상단엔 ‘폭행’ㆍ‘갑질’ 등의 단어가 여지없이 따라붙었네요. 바로 정우현(68) MPK그룹 회장, 이해욱(48) 대림산업 부회장, 그리고 김만식(77) 전 몽고식품 명예회장입니다.
▶MPK 영업이익 반토막, 회장님 연봉은 ‘불변’=토종 외식기업 미스터피자를 거느린 MPK그룹은 지난 3년 간 실적이 계속 내리막을 탔습니다. 2013년 1745억원을 찍은 매출은 2014년 1439억원, 지난해 1200억원 대로 줄었습니다.
영업이익 감소세는 한층 가팔랐습니다. 3년 전 30억원 이상을 남겼지만 2015년엔 48억원 적자가 났습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입니다. 1년 간 100원을 벌어 한 푼도 못 남기고 오히려 갖고있던 돈을 털어야 했단 뜻입니다.
이는 빠르게 주저앉은 이자보상배율에도 반영됐습니다. 이 수치가 1 미만이면 1년 간 번 돈(영업이익)보다 다음해 갚아야 할 대출이자가 더 많았단 의미죠. 돈 벌어 이자도 못 갚는 일종의 ‘좀비기업’상태가 된겁니다. 2013년 39를 넘겼던 MPK의 이자보상배율은 2년 만에 0을 뚫고 내려가 마이너스 16.5를 찍었습니다.
자연스레 빚 의존도가 쑥 올라갔습니다. 2013∼2014년 MPK그룹의 차입금 의존도는 0%에서 2015년 24%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그럼 이 시기, 오너가 회사에서 받은 돈은 변화가 있었을까요. 아닙니다. 2013∼2014년 그룹 영업이익이 31억원→14억원대로 수직낙하 하는 동안 정 회장 보수(연봉)는 2년 연속 “5억8644만원”이었습니다. 같은 기간 현금배당도 2억원 가량 받았습니다. 지분 16.8%를 가진 최대주주기 때문이죠.
2015년에도 그는 등기이사 1인당 평균보수 기준 2억6000만원 정도를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해욱 개인 비상장사 ‘고무줄 배당’, 연봉 27배?=지난달 전용차 기사에게 상식 이하 행태를 보인 이해욱 대림 부회장도 마찬가집니다.
대표이사를 맡은 5년여 간 그의 보수를 정확히 알 길은 없습니다. 의무공시 대상(연봉 5억원 이상 수령자)이 아니라섭니다. 추정은 가능합니다. 등기이사 1인 평균보수를 보니 2011년 이후 총 23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연봉보다 사실상 개인소유인 비상장사에서 탄 현금배당이 훨씬 많습니다. 그가 이렇게 올린 소득은 작년에만 연봉 27배 수준입니다. 2011∼2015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배당소득은 409억1263만원. 급여 17배 정도입니다.
먼저 대림코퍼레이션입니다. 대림산업 최대주주인 이 회사는 작년부터 이 부회장 지분이 52.3%로 뛰었습니다.
최대주주가 되자마자 그는 이 비상장사에서 배당금 96억3000만원을 받습니다. 2015년 당기순이익 480%를 현금배당에 쏟아부은 결과입니다. 회사 이익 5배를 배당으로 책정해 최대주주에게 몰아준 것이죠.
과거에도 그랬습니다. 이 부회장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대림코퍼레이션 2대주주(지분 32.1%)로서 배당금 185억여원을 받았습니다. 2011년엔 당기순이익 94%를 주주배당 몫으로 돌리기도 했죠. 2014년엔 당기순적자가 났지만 꾸준히 배당을 실시합니다.
다른 한 곳은 작년 대림코퍼레이션에 합병된 IT인프라업체 대림 아이앤에스(I&S)입니다. 이 부회장은 합병 직전까지 이 회사 지분 90% 가까이를 갖고 있었습니다. 2013~2014년 간 127억982만원을 배당으로 가져갔습니다.
결국 이 오너는 실적이 들쭉날쭉한 주력회사서 연봉을 받는 대신 가족 기업의 고배당을 받아 자기 돈을 확실히 챙긴 셈입니다.
▶가족경영 몽고식품, 2년연속 ‘경영진급여>영업이익’=창업주 2세 김만식 전 명예회장이 물의를 빚은 ‘100년 간장기업’ 몽고식품도 실적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하지만 대부분 김 전 회장 가족으로 이뤄진 경영진 급여(퇴직급여 포함)는 회사 영업이익 규모를 가뿐히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몽고식품 매출은 지난 3년 간 꾸준히 늘었습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2012년 13억원에서 이듬해 절반수준인 7억여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2014년 11억원으로 다시 늘었지만 2012년 수준엔 못 미쳤죠.
반면 이 회사 경영진은 급여 31억9000만원을 가져갔습니다. 같은 기간 회사가 올린 영업이익 합계 31억4000만원보다 많습니다. 이같은 추세는 3년 전부터 2년 간 계속 이어졌습니다. 특히 2013년은 몽고식품이 대규모 당기순적자(-57억원)를 낸 해입니다.
3년 간 회사 경영진 명단엔 김만식 회장 일가가 들어있었습니다. 몽고식품 법인등기부에 따르면 2012∼2014년 임원진으로 김 전 회장(사내이사)과 부인 이윤정(72ㆍ사내이사)ㆍ장남 김현승(48ㆍ사내이사 및 대표이사)ㆍ차남 김현진(47ㆍ사내이사) 등이 명시돼 있습니다.
한편 김 전 회장은 법 심판을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2월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그를 근로기준법 상 사용자폭행죄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법에 따르면 사용자(고용인)는 어떤 이유로도 노동자(피고용인)를 폭행해선 안 됩니다.
김 전 회장이 받을 죗값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윤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