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지난해 가계가 쌓아둔 여윳돈이 100조원에 육박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민소득의 증가가 주요 원인이지만 경기 침체가 계속되며 씀씀이를 줄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31일 발표한 ‘2015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작년 가계(소규모 자영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잉여자금 규모는 99조2000억원으로 전년(93조5000억원)에 비해 5조7000억원(6.1%) 증가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게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사상 최대치다.
잉여자금은 예금이나 보험, 연금, 채권 등으로 굴린 돈(운용자금)에서 금융회사 등으로부터 빌린 돈(조달자금)을 뺀 것이다. 잉여자금이 늘어난 것은 그만큼 가계가 소비하지 않고 쌓아둔 돈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주로 소득 증가에 기인했다”면서 “국민소득 증가폭이 가계소득 증가폭보다 커지면 자금잉여가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원화 기준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093만5000원으로 전년(2956만5000원)보다 4.6% 증가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가계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늘어난 소득만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6만3000원으로 0.5% 늘어나면서 역대 최저 수준의 증가폭을 보였다. 물가 등을 감안한 가계의 실질 소비지출은 아예 0.2% 감소했다. 가계 소득 대비 소비의 비율을 뜻하는 가계 소비성향은 사상 최저치인 71.9%로 떨어졌다. 한 달에 100만원을 벌면 71만9000원만 썼다는 뜻이다.
가계의 금융부채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는 1422조7000억원으로 전년(1296조1000억원)보다 126조6000억원 증가했다. 금융자산은 3176조1000억원으로 278조5000억원 늘어났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의 비중은 2.23배로 전년(2.24배)에 비해 소폭 악화됐다.
지난해 기업(금융법인 제외)의 자금조달 규모는 2014년 12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07조1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공기업의 경영효율화 등에 따라 금융기관 차입, 회사채 발행 등이 축소했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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